한정승인 뒤 가족끼리 재산을 나눴는데 왜 판단이 달랐을까

한정승인 뒤 가족끼리 상속재산을 나눴다는 사실만으로 단순승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이미 심판을 받았으니 어떤 분할도 괜찮다는 뜻도 아니다. 두 하급심은 실제 재산을 누구 앞으로 옮겼고 채권자의 집행을 어떻게 어렵게 했는지를 다르게 판단했다.

의정부지방법원은 2015년 4월 17일 선고한 2014나11780 판결에서 은닉 또는 부정소비를 인정했다. 한정승인자는 뒤늦게 토지의 존재를 알고도 목록 보완과 청산을 하지 않았다. 이후 가족 전원의 협의로 이미 상속을 포기한 사람 앞으로 협의분할 등기를 했다. 법원은 소유관계를 불분명하게 하고 채권자의 재산 발견과 집행을 어렵게 만든 사정을 살폈다.

울산지방법원은 2019년 2월 21일 선고한 2018나1575 판결에서 다른 결론을 냈다. 한정승인자들 사이에 토지를 나누고 나중에 매도한 사안이었다. 포기자들이 분할에 참여했다는 증거가 없었고, 한정승인자들은 공고도 했다. 법원은 특정 채무를 알았는지, 매각 경위와 대금 사용이 무엇인지에 관한 자료도 부족하다고 보았다.

한정승인 이후의 처분은 그 전에 한 처분과 적용 국면이 다르다. 울산지법은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은닉 등 사유가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보았다. 매각 사실 하나를 제1호의 처분행위에 그대로 넣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경매 없이 팔아도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민법 제1037조의 청산을 위한 경매와 잘못된 변제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는 별도로 남는다. 단순승인 여부와 매각 방식의 적법성을 한꺼번에 결론내려서는 안 된다.

분할 전후 등기부, 포기 · 한정승인 심판, 재산을 알게 된 자료, 공고와 대금 사용 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두 판결의 차이는 가족 간 분할이라는 이름보다 실제 이전 구조와 은닉을 뒷받침하는 증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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