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인이 한정승인 수리심판을 내밀었지만 채권자는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수리심판의 무효확인판결을 받아야만 고인의 빚을 청구할 수 있을까. 어떤 효력을 다투는지와 그 분쟁을 해결할 청구가 무엇인지부터 구별해야 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24조 해설은 승인 · 포기에 무효 사유가 있다면 다른 소송의 선결문제로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상속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한정승인이 유효한지 함께 판단받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별도로 무효확인의 소를 낼 수 있는지에는 견해 대립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위 해설은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한다. 효력이 문제 되는 구체적인 소송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인을 구한다는 형식만 갖추면 언제나 법원이 본안 판단을 해 준다는 설명은 아니다.
해설에 소개된 실무례도 한정승인 신고를 수리한 심판 자체의 무효확인만 구하는 것과 채무 이행을 청구하는 것을 구별한다. 수리심판은 한정승인의 실체적 효력을 최종 확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심판의 무효확인만으로 실제 채권 분쟁이 종국적으로 해결되는지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것은 한정승인의 효력을 다툴 방법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반대로 무효라고 적기만 하면 채무 전액을 상속인의 개인 재산으로 받을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실제 무효 사유와 채권의 존재, 청구할 급부와 책임 범위가 심리되어야 한다. 착오 등을 이유로 한 취소는 가정법원 신고 · 수리 문제도 따로 있으므로 무효 주장과 혼동하지 않는다.
채권의 계약과 잔액자료, 수리심판문, 무효라고 보는 사유의 증거를 모아 청구의 상대와 내용을 정리하자. 위 설명은 문헌에 정리된 견해와 실무례의 취지를 소개한 것이며, 모든 확인청구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결론이 아니다. 구체적인 분쟁에서 권리의 불안을 해결할 청구인지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