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가처분으로 회사 직무대행자가 된 A가 회사 소유의 주요 부동산을 처분하려 한다. 직무대행자로 선임됐으니 기존 이사처럼 결정하면 되는지 궁금하다. 가처분 명령과 상무 외 행위의 제한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상법 제408조 제1항은 제407조의 직무대행자가 가처분명령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회사 상무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다만 법원의 허가를 얻은 경우는 예외다. 직무대행자라는 지위를 받았다는 사실과 특정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한다.
처음 살필 자료는 선임 결정문이다. 명령에 권한을 달리 정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하려는 행위가 일상 업무인지 회사에 중요한 변화를 주는 일인지 실제 사정에 맞춰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계약 금액이나 명칭 하나만 보고 상무 여부를 확정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회사의 사업 목적과 기존 업무 관행, 계약이 미치는 영향도 확인할 자료가 될 수 있다.
상법 제408조 제2항은 제1항을 위반한 행위라도 회사가 선의의 제삼자에게 책임을 진다고 정한다.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계약이 누구에게나 당연히 효력이 없다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내부 권한 제한과 거래 상대방에 대한 회사 책임을 나누어 읽어야 하며, 상대방의 선의 여부가 문제되면 구체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A는 결정문과 계약 초안, 행위의 목적 및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해 필요한 법원 허가를 검토해야 한다.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면 체결 당시 자료와 상대방이 알고 있던 사정을 별도로 보관한다. 이 글은 권한 제한과 허가 및 선의의 제삼자에 대한 책임 구조를 설명하며 특정 부동산 계약이 상무인지 여부를 판례 없이 확정하지 않는다. 중요한 계약을 추진할 때는 서명 직전에 권한을 추정하지 말고 선임 명령의 범위와 허가 필요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