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땅에 음식점 건물을 지었다. 계약기간이 끝나고 땅 주인이 갱신을 거절해 건물을 사 달라고 했는데, 서로 생각한 가격이 다르다. 적법하게 매수를 청구했고 가격 합의가 없다면 법원은 그 청구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미 인정한 시가를 법원이 다른 사정을 들어 임의로 깎을 수는 없다.
대법원 2024. 4. 12. 선고 2023다309020, 309037 판결에서 임차인은 계약 만료 무렵 건물 매수를 요구했다. 감정인은 건물 구조와 자재, 전기와 상수도 설비 등을 고려해 시가를 평가했다. 항소심은 그 시가를 인정하면서도 그보다 낮은 금액을 매매대금으로 정했다. 대법원은 법원이 인정한 시가를 임의로 낮출 수 없다며, 건물 매매대금에 관해 임차인이 패소한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건물 소유를 위해 빌린 땅의 임대차기간이 끝났고 건물이 남아 있는데 임대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으면, 민법 제643조와 제283조에 따라 건물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그 청구가 적법하게 이뤄지면 행사 당시 시가를 대금으로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 임차인이 지상 건물의 매수를 적법하게 청구했고 양쪽이 가격을 합의하지 않았다면, 청구권을 행사할 당시의 건물 시가가 매매대금이 된다. 법원은 시가를 평가할 수 있지만 인정한 시가를 임의로 올리거나 내릴 수는 없다.
시가를 평가할 때는 청구권 행사 당시 건물의 상태와 위치, 주변 토지의 사정 등을 함께 고려한다. 공사비 영수증만으로 대금을 계산하기보다 매수 의사를 표시한 서류와 도달 자료, 그 무렵의 사진과 설비 내역을 감정서와 함께 살핀다. 상대방이 다른 값을 제시하면 시가 산정의 근거를 다투는 것인지, 인정된 시가를 조정해 달라는 것인지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