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받을 사람으로 지정된 자녀가 먼저 사망하고, 수익자를 바꾸기 전에 보험계약자도 사망했다면 누구에게 보험금이 갈까. 처음 지정된 사람의 상속관계와 실제 보험사고 때 살아 있는 사람을 순서대로 살펴야 한다.
한 사람이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고 자녀를 사망보험금 수익자로 정했다. 이후 자녀가 먼저 사망했고 계약자도 뒤이어 사망했다. 자녀의 부모 중 다른 한 사람과 계약자의 부모가 각각 보험금을 요구했다. 계약자는 이혼한 상태였고, 사망 순서에 따라 수익자가 될 사람과 몫이 문제 됐다.
대법원은 2025년 2월 20일 선고한 2022다306048 등 판결에서 상법 제733조 제3항과 제4항을 해석했다. 지정 수익자가 먼저 사망하고 재지정 전에 계약자가 사망하거나 보험사고가 생겼는데, 지정 수익자의 상속인이 그때 생존하지 않는 경우를 다뤘다. 그 사람의 상속인을 비롯한 순차 상속인 중 그때 살아 있는 사람이 수익자가 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자녀의 상속인은 부모 두 사람이었다. 그중 계약자도 사망했으므로, 보험사고 당시 살아 있던 다른 부모와 계약자의 부모가 수익자가 됐다. 보험금청구권은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라 다른 부모에게 절반, 계약자의 부모에게 각각 4분의 1씩 귀속됐다. 대법원은 원심의 일부 설명을 바로잡으면서도 결론은 유지해 상고를 기각했다.
이 비율을 모든 가족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판결은 지정 수익자의 선사망과 재지정 없는 계약자 사망이라는 구조를 다뤘다. 가족관계나 사망 순서, 그 사이의 수익자 변경 여부가 다르면 판단 전제가 달라진다.
보험증권의 계약자 · 피보험자 · 사망수익자 표시와 변경 이력, 각 사람의 사망 시점, 가족관계 자료를 함께 확인하자. 고인의 상속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험금 전액을 받을 사람이라고 정할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