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세울 때 주식을 인수한 뒤 설명을 잘못 이해했다며 돈을 돌려달라고 하려면, 회사가 이미 성립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상법 제320조 제1항은 회사 성립 후 주식인수인이 주식청약서 요건의 흠결을 이유로 인수의 무효를 주장하거나, 사기 · 강박 · 착오를 이유로 인수를 취소하지 못하도록 한다. 일반 계약의 취소 설명을 설립 시 주식인수에 그대로 옮길 수 없는 이유다.
이 규정은 인수인이 주장하는 잘못이 실제로 있었다고 인정되는지와 별도로, 어떤 주장을 언제 할 수 있는지를 제한한다. 청약서에 빠진 사항을 뒤늦게 발견했다는 사실만으로 설립된 회사에서 자기 인수만 없었던 일로 정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인수 당시 서류와 회사 성립의 시점을 함께 보아야 한다.
회사가 아직 성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취소 가능성을 단정하는 것도 이르다. 제320조 제2항은 창립총회에 출석해 권리를 행사한 사람에게 회사 성립 전에도 같은 제한을 적용한다. 총회가 열렸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본인이 출석했고 권리를 행사했는지가 확인 대상이다. 단순히 설립등기를 아직 하지 않았다는 설명만으로는 판단이 끝나지 않는다.
준비할 자료는 주식청약서와 인수 관련 약정, 인수 당시 설명을 확인할 문서, 창립총회 출석부와 의사록, 회사의 등기사항증명서다. 청약서는 주장하는 흠결과 인수 내용을, 총회 자료는 출석과 권리행사를, 등기자료는 회사 성립의 기준을 확인하는 데 쓰인다. 돈을 낸 날과 총회일, 성립일을 나란히 정리하면 적용 시점을 가릴 수 있다.
이 제한을 확인한다고 다른 형태의 청구까지 모두 없어진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아니다. 우선 원하는 것이 주식인수 자체를 취소해 출자를 돌려받는 것인지 분명히 하고, 어떤 잘못과 어떤 시점을 근거로 삼는지 제시해야 한다. 취소 통지만 보내면 인수관계가 자동으로 끝난다고 생각한 채 주주로서의 관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