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비를 먼저 내고 고인의 예금으로 돌려받았다면

장례비를 자기 돈으로 먼저 낸 뒤 고인의 예금이나 출자금을 받아 보전하면 상속포기가 무효가 될까. 돈을 받았다는 사실뿐 아니라 실제 장례비의 사용처와 금액이 중요하다. 먼저 지급한 비용을 뒤에 충당한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속포기를 한 사람들을 상대로 고인의 채권자가 승계집행문을 받았다. 포기자들이 집행을 다투자 채권자는 고인의 출자금과 예금을 받아 처분했고, 재산목록에도 일부를 누락했다며 법정단순승인을 주장했다.

인천지방법원은 2018년 2월 1일 선고한 2017나52415 판결에서 채권자의 항소를 기각했다. 상속비용에 해당하는 합리적인 장례비를 자기 돈으로 먼저 지급한 뒤, 상속재산인 예금 등을 받아 이미 지출한 비용에 충당한 것을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장례식장 사용료 등 실제 지출을 확인했고, 지급받은 출자금 등보다 장례비가 더 많으며 지출내역도 합리적인 범위라고 보았다. 고인과 상속인의 사회적 지위, 지역 풍속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채권자가 주장한 은닉이나 부정소비를 인정할 증거도 없었다.

채권자는 같은 가족의 한정승인 재산목록 누락과 다른 상속인의 소비도 문제 삼았다. 법원은 뒤늦게 지급된 보험금의 지급 여부가 신고 당시 명확하지 않았던 사정 등을 살펴 고의 누락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른 상속인의 행위만으로 포기자들까지 단순승인자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포기자에게도 한정승인과 같은 재산목록 제출 의무를 인정한 취지는 아니다.

이 사건의 결론이 모든 장례 관련 지출이나 비용 회수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출하지 않은 비용을 잡거나, 합리적 범위를 넘는 돈을 가져간 경우는 같은 전제가 아니다. 개별 항소심 판결의 판단으로 읽어야 한다.

장례비 영수증만 아니라 누가 먼저 냈는지 확인할 이체자료, 고인 재산에서 얼마를 받아 어느 비용에 충당했는지의 계산표를 함께 정리해야 한다. 지출액과 회수액을 구별해야 자기 돈의 보전인지 다른 용도의 소비인지 설명할 수 있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