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빌린 돈의 만기가 내년이라는 이유로 이번 한정승인 청산에서 그 채무를 빼서는 안 된다. 민법 제1035조 제1항은 한정승인자가 변제기에 이르지 않은 채권에 대해서도 제1034조에 따라 변제하도록 한다. 갚을 날짜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사실과 청산에서 다룰 채무인지 여부는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차용증에는 원금과 만기일이 적혀 있는데 채권자는 아직 독촉하지 않았다고 하자. 먼저 계약서와 입출금 자료에서 채무가 실제 남아 있는지, 사망 전후로 일부를 갚았는지 확인한다. 만기일만 보고 채무가 없다고 표시하거나, 최초 대출금 전부를 지금의 잔액으로 적으면 모두 실제 채무와 어긋날 수 있다.
채권신고 자료에는 무엇을 근거로 얼마를 청구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원금 잔액과 이미 갚은 금액, 약정 이자의 근거와 계산 내역을 나눠 살핀다. 제1035조가 적용된다는 이유로 앞으로의 이자를 어떤 방식으로 계산해야 하는지까지 이 조문 하나로 확정할 수는 없다. 채권자의 총 청구액을 검토 없이 그대로 승인하는 것과 미도래 채권을 청산에 포함하는 것은 다르다.
미도래 채권도 한정승인자의 배당변제 규칙과 연결된다. 제1034조 제1항은 신고기간이 끝난 뒤 신고채권자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채권액 비율로 변제하되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를 해치지 못하도록 한다. 만기가 이른 빚만 먼저 모으고 내년 만기 대출을 뒤로 미뤄 계산하면 전체 청산의 전제 자체가 달라진다.
한편 계약 내용이 조건의 성취에 달렸거나 권리의 존속기간이 불확정한 경우는 제1035조 제2항의 평가 문제가 따로 있다. 만기일이 확정된 통상적인 대출을 모두 이 유형으로 묶지 말자. 우선 계약서의 만기 조항, 실제 잔액과 변제 내역을 대조해 어떤 채권인지 정리해야 한다. 변제기와 채무 존재 여부를 각각 확인하는 것이 이 경우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