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자에게 고인의 빚과 함께 청산 과정의 손해배상도 요구한다. 고인의 차용증에 적힌 만기와 원래 채권의 시효만 보면 두 청구에 모두 대응할 수 있을까. 상속받은 채무의 이행과 한정승인자의 청산 위반 때문에 생긴 배상 청구를 먼저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038조 제1항은 공고나 최고를 게을리하거나 정해진 변제 순서를 어긴 지급 때문에 다른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사람이 변제받지 못한 경우의 손해배상을 정한다. 채권자가 고인에게 원래 받을 돈이 있었다는 사실과, 청산 위반으로 배상받을 손해가 생겼다는 주장은 각각 확인할 사항이다.
이 배상 청구의 시효에는 별도 연결 규정이 있다. 제1038조 제3항은 제1항과 제2항의 경우에 민법 제766조를 준용하도록 한다. 제766조 제1항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한다.
제766조 제2항의 기준도 함께 살핀다.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같은 효과를 정하므로, 단순히 청구서를 받은 날부터 언제나 새로 3년을 보장받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느 날이 이 청산 사건의 행위일이고 언제 손해와 배상할 사람을 알았는지는 실제 경위에 맞춰 검토해야 한다.
한정승인 수리일, 고인의 사망일, 특정 채권자에게 지급한 날과 손해를 알게 된 날을 한 날짜로 합치지 말자. 수리심판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채권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그날 알았다고 볼 수는 없다. 차용증의 만기 역시 별도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산일을 저절로 정해 주는 자료는 아니다.
청구서에서 원래 빚의 이행을 요구하는 부분과 제1038조에 따른 배상을 요구하는 부분을 표시해 보자. 공고 · 최고와 지급 내역, 당시 재산과 다른 채권, 손해를 알게 된 연락 자료를 나누어 모아야 한다. 각 청구의 근거와 기산 사실을 구별한 뒤 시효 대응을 검토해야 원래 빚에 관한 일정표만으로 별도 배상 청구까지 처리하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