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빚 중 어느 것을 갚는지 누가 정할까

가상 사례다. 채무자가 같은 사람에게 서로 다른 두 대여금을 갚아야 한다. 두 채무를 모두 없애기에는 부족한 돈을 보내면서 어느 대여금에 넣는지 메시지로 밝혔다. 채권자는 더 오래된 다른 대여금에 충당하겠다고 답한다. 일부 지급이라는 사실만으로 채권자가 원하는 빚부터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476조 제1항은 동일한 채권자에게 같은 종류의 여러 채무가 있고 변제 제공이 전부를 소멸시키지 못하면 변제자가 그 당시 어느 채무에 충당할지 지정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여기서는 지급하는 사람이 변제 당시 지정했는지가 먼저다. 다른 채권자에게 진 빚과는 전제가 다르다.

제2항은 변제자가 지정하지 않았을 때 돈을 받는 사람이 그 당시 어느 채무에 충당할지 지정하도록 한다. 다만 변제자가 그 충당에 즉시 이의하면 그렇지 않다. 수령자의 지정은 변제자의 지정이 없는 경우를 전제로 하고, 변제자의 즉시 이의라는 제한도 함께 읽어야 한다.

제3항은 이러한 지정충당을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도록 한다. 자기 장부에만 어느 대여금이라고 적어 두는 것과 상대방에게 그 취지를 표시하는 것은 다르다. 사례에서는 송금 전후 메시지의 내용과 전달 경과를 확인해야 한다. 나중에 원하는 잔액을 맞추려고 과거 지급의 뜻을 바꾸어 적을 수는 없다.

두 차용증과 채무별 정산표는 여러 채무의 발생 원인과 잔액을 구별한다. 이체 내역은 지급일과 액수를, 송금과 연결된 메시지 · 영수증은 당시에 어느 채무를 지정했는지 밝힌다. 수령자가 따로 지정했다면 그 통지와 변제자의 회신을 나란히 놓아 지정 내용과 즉시 이의 여부를 살펴야 한다. 주고받은 순서도 중요하다.

이 글의 지정 문제와 하나의 채무 안에서 비용 · 이자 · 원본을 어떤 순서로 갚는지는 나누어 계산해야 한다. 당사자가 정한 충당 합의가 있는지도 먼저 확인할 사항이다. 어느 빚을 갚았는지 다툼을 줄이려면 지급 당시 채무를 특정하고, 수령자의 지정에 이의가 있다면 그 의사와 경과를 남겨야 한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