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기간을 정했어도 맡긴 물건을 먼저 찾을까

물건을 한 달 동안 보관해 주기로 했더라도 맡긴 사람이 반드시 마지막 날까지 기다려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698조는 기간을 정한 임치에서 맡긴 사람은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보관을 맡은 사람은 부득이한 사유 없이 기간 만료 전에 해지하지 못한다. 같은 계약 안에서도 양쪽의 해지권은 같지 않다.

가상의 사례로 이사하는 동안 지인에게 짐을 보관해 달라고 하고 기간을 정했다고 하자. 이사가 일찍 끝나 맡긴 사람이 짐을 찾으려는 경우와, 보관자가 단순히 마음이 바뀌어 당장 가져가라고 하는 경우를 나누어 보아야 한다. 전자는 임치인의 언제든지 해지할 권리를, 후자는 수치인의 기간 전 해지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기간을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두 경우를 모두 금지하거나 모두 허용해서는 안 된다.

우선 보관 약정과 대화에서 실제 기간을 정했는지 확인한다. 예정 날짜를 이야기한 것인지 그때까지 보관하기로 약정한 것인지에 따라 계약 내용의 확인이 필요하다. 보관자가 조기 종료를 주장한다면 관련 자료는 어떤 사정 때문에 계속 보관하기 어려워졌는지 보여 주어야 한다. 단순히 불편하다는 주장만으로 법이 요구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언제나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기 회수 요청과 회신은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종료 의사를 밝혔는지를 확인하게 한다.

기간을 아예 정하지 않았다면 민법 제699조에 따라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따라서 기간이 있는지부터 구별한 뒤, 종료 의사를 밝힌 사람이 맡긴 사람인지 맡은 사람인지 확인해야 한다. 실제 물건을 돌려줄 때에는 목록과 현재 상태, 인도 경과를 맞추어 계약 종료와 반환 완료도 구분한다. 이 설명은 민법상 임치의 해지 규칙에 관한 것이므로 별도의 보수나 비용 정산 문제까지 해지 한마디로 모두 없어진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물건을 먼저 찾거나 보관을 끝내려면 기간 약정과 당사자의 지위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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