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무효 판결 확정, 설립등기를 지울까

가상의 상황이다. 주주 을이 회사 성립 1년 만에 설립무효의 소를 내 이겼고 판결이 확정됐다. 을의 청구로 법원은 정을 청산인으로 선임했다. 회사는 그동안 거래처 병에게서 물건을 납품받아 대금 일부가 남았다. 이사들은 설립등기 말소를 신청하면 회사가 처음부터 없던 것이 돼 모든 관계가 정리된다고 본다.

회사설립의 무효는 주주·이사·감사만 회사 성립일부터 2년 내에 소로만 주장할 수 있고(상법 제328조 제1항), 그 소에는 제186조부터 제193조까지가 준용된다(같은 조 제2항).

등기는 회사가 말소를 신청해 정리하지 않는다. 판결이 확정되면 본점 소재지에서 그 등기를 하는데(상법 제192조), 제1심 수소법원이 본점 소재지 등기소에 촉탁한다(비송사건절차법 제98조).

회사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해산의 경우에 준하여 청산해야 하고(상법 제193조 제1항), 법원은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따라 청산인을 선임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 사례의 청산인은 그렇게 선임된 정이다.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은 선임된 날부터 2주일 내에 본점 소재지에서 청산인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등기한다(상법 제542조 제1항, 상법 제253조 제1항). 신청은 회사를 대표하는 청산인 정이 하고(상업등기법 제23조 제1항), 그 선임과 대표 청산인·공동대표에 관한 사항을 증명하는 정보를 낸다(상업등기규칙 제154조 제1항, 상업등기규칙 제107조 제2항).

거래도 되돌아가지 않는다. 판결은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지만 확정 전에 생긴 회사와 사원 및 제3자 사이의 권리의무에는 영향이 없다(상법 제190조). 병의 대금 채권도 청산에서 정리할 대상이다.

이사들은 말소 신청 대신 등기사항증명서에 무효 등기가 반영됐는지 본다. 정은 선임된 날부터 2주일이 되는 마감일을 적고 선임 증명 정보를 갖춰 청산인 등기를 신청한 뒤 재산과 채무를 정리한다. 병은 계약서와 납품 자료로 남은 대금을 청산 절차에서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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