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협의이혼에 앞서 각자 명의의 부동산을 서로에게 넘기기로 약정했다. 이혼 뒤에는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과세관청은 그 이전을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으로 보았지만, 부부는 혼인 중 함께 만든 재산을 나눈 것이라고 다퉜다.
대법원은 1998. 2. 13. 선고 96누14401 판결에서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했다. 사건의 부동산은 두 사람이 각자 사업으로 얻은 소득으로 취득하며 편의상 한쪽 명의로 등기한 것이었다. 이전등기가 교환이나 이혼 위자료 명목으로 이루어졌다는 증거는 없었고, 협의이혼을 앞둔 재산분할 약정에 따라 서로 넘긴 사실이 인정되었다.
법원은 실질적인 부부공동재산을 청산하기 위한 재산분할은 공유물분할과 같은 성격이라고 보았다. 그 방편으로 부동산을 서로 이전했다고 해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상양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산을 준 사람의 재산분할의무가 없어지는 경제적 이익도 부동산 이전의 대가로 자산을 출연받은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판단을 가른 것은 증여라고 적힌 등기원인만이 아니라 취득 자금과 분할 약정의 내용이었다. 실제 공동재산의 청산 범위를 넘었거나 분할 비율의 차이를 별도로 정산한 사정 등이 있다면 따로 살펴야 한다. 이 판결도 그런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라는 범위를 두었다.
이혼하면서 넘기는 모든 부동산에 세금이 없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위자료 지급 대신 넘긴 것인지, 다른 채무를 갚기 위한 것인지까지 이 사건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 양도소득세에 관한 판단을 취득세나 증여세 등 다른 세목의 결론으로 옮기는 것도 곤란하다.
분할을 준비한다면 명의뿐 아니라 취득 당시의 자금, 공동재산 형성 경위, 이혼 합의와 분할가액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이미 등기를 마쳤다면 계약서의 표제와 등기원인, 실제 약정이 같은 뜻인지 확인한다. 판결이 다룬 실질적인 청산인지 가려야 과세 여부를 검토할 출발점도 잡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