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경매 중 건물이 실제로 없어졌다면, 예전 감정평가서에 가격이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매각할 수는 없다. 민사집행법 제96조 제1항은 부동산이 없어지거나 매각 등으로 권리를 이전할 수 없는 사정이 명백해진 때에는 법원이 강제경매절차를 취소하도록 정한다. 경매대상 자체가 남아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가격이 떨어졌다는 사정과 목적물이나 권리이전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사정을 나누는 것이다. 일부 시설이 파손됐거나 수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만으로 위 조문의 멸실을 곧바로 확정할 수는 없다. 건물의 현재 상태와 경매목록에 적힌 대상이 일치하는지, 남아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 자료로 밝혀야 한다.
권리를 이전할 수 없다는 주장도 결과를 미리 붙이지 말고 사유부터 특정한다. 조문은 그 사정이 명백해진 경우를 정하고 있다. 다른 매각이 있었다는 말만 듣고 현재 경매가 자동으로 끝났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등기부에 경매개시등기가 남아 있으니 반드시 계속된다고 판단하면 실제 기록과 어긋날 수 있다.
가상의 사례로, 강제경매 대상 창고가 화재 뒤 철거됐는데 입찰 공고에는 종전 건물 사진이 남은 경우를 보자. 경매개시결정의 부동산 목록, 화재와 철거 시점을 보여 주는 자료, 현재 사진, 건축물대장과 등기사항증명서를 나란히 놓는다. 같은 건물이 없어졌는지, 사건목록의 어느 대상에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려는 자료다. 토지까지 경매 중이면 건물의 멸실과 토지의 존속도 나누어 적는다.
신청인이나 이해관계인은 현황 변동을 법원에 알리고 현재 절차의 취소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96조 제2항은 취소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도 허용한다. 다만 현장 사진을 제출한 것만으로 법원의 취소결정까지 난 것은 아니다. 입찰을 검토하는 사람도 종전 공고만 보지 말고 새 공고와 사건 진행기록을 확인한다. 단순 재평가가 필요한 문제인지, 매각대상 자체가 없어진 문제인지가 다음 조치를 가르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