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사망위로금과 장례비지원금을 배우자 계좌로 보냈다면, 다른 유족은 자기 몫을 주장할 수 없을까. 어느 통장으로 지급됐는지와 누구에게 주려고 지급한 것인지는 다를 수 있다. 회사 사규와 실제 지급 경위를 살펴야 한다.
근로자가 사망한 뒤 회사는 배우자에게 공로퇴직금과 사망위로금 · 장례비지원금을 함께 지급했다. 고인의 부모는 그중 위로금과 장례비지원금에 관한 몫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배우자는 회사가 자신에게 호의적으로 준 고유재산이라고 다퉜다.
수원지방법원은 2020년 11월 10일 선고한 2019가단529519 판결에서 부모의 반환청구를 일부 인정했다. 해당 회사에는 공로퇴직금 규정은 있었지만 위로금과 장례비지원금의 지급 근거나 절차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이 돈은 회사가 개별적으로 검토해 호의적으로 지급한 것이었다.
법원은 두 금원을 부의금의 성질로 보아, 장례비에 충당하고 남은 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에 따라 권리를 취득한다고 판단했다. 배우자만을 수급권자로 정했다는 증명은 부족했다. 회사의 계좌등록 서류나 직원의 말도 배우자 단독 귀속을 확정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선 상속재산분할 절차에서 이 돈에 관한 청구를 취하한 사실도 달리 보았다. 사망 당시 고인의 재산이 아니어서 분할 대상에서 뺐다는 것과, 남은 배우자 한 사람의 돈이라고 인정한 것은 같지 않았다. 따라서 상속재산이 아니라는 말만으로 다른 유족의 몫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은 회사가 지급한 모든 퇴직급여의 귀속을 하나로 정한 판단이 아니다. 유족의 고유한 수급권을 사규가 따로 정한 경우와도 구별해야 한다. 지급 항목별 사규와 결정 자료, 계좌등록 서류, 회사와 주고받은 문서 및 장례비 정산 내역을 함께 보자. 지급 계좌와 최종 수급권자를 같은 뜻으로 적기 전에 지급 근거를 확인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