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빌라에 사는 세입자가 만기 다섯 달 전에 처음으로 계약갱신을 요구했다고 하자. 집주인은 계약할 때 공사 계획을 알린 적이 없는데, 이제 곧 재건축한다며 갱신을 거절했다. 이때는 재건축한다는 말만으로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 계약할 때 계획을 알리지 않았어도 안전사고의 우려나 다른 법령에 따른 철거 · 재건축이 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주택의 갱신요구권은 임대차가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한 번 행사할 수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및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 제2항). 임대인이 철거 · 재건축을 이유로 거절하려면 주택의 전부나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려고 집을 비워야 할 필요가 있고, 법이 정한 세 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7호).
계약 당시 공사 시기와 소요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알렸고 그 계획대로 공사하는 경우가 첫째다. 계약할 때 계획을 알린 적이 없는 이 사례에는 첫째 사유를 적용할 수 없다. 건물의 노후 · 훼손 등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경우와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 재건축하는 경우는 따로 판단한다. 건물이 오래됐다면 연식과 함께 균열 · 일부 붕괴 등 실제 위험을 보여 주는 자료를 살핀다.
갱신을 요구한 날짜와 집주인의 답을 문자 등으로 남긴다. 계약서와 계약 당시 주고받은 자료로 공사 계획을 언제 어떤 내용으로 들었는지 확인한다. 집주인에게는 거절 이유를 구체적으로 묻고, 안전 문제라면 점검 자료를, 다른 법령에 따른 공사라면 근거 법령과 해당 주택의 관련 문서를 요청한다. 갱신 여부로 다툼이 계속되면 이 자료를 모아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기간에 관한 분쟁의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 제2항 제2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