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로 산 땅에 남은 가처분, 지워지지 않나

가상의 거래다. 갑은 세무서가 압류한 토지를 공매로 사서 대금을 다 냈다. 세무서 촉탁으로 갑 앞 이전등기가 됐지만 등기부에는 세무서 압류보다 먼저 들어온 병의 처분금지가처분이 남아 있다.

갑은 매수대금을 완납한 때 공매재산을 취득하고(국세징수법 제91조 제1항), 권리이전 절차는 체납자가 밟지 않으면 관할 세무서장이 대신 밟는다(국세징수법 제93조). 세무서장은 갑이 낸 등기청구서와 매각결정 통지서 등을 붙여 권리이전등기와 매각으로 소멸하는 권리의 말소등기를 촉탁한다(국세징수법 시행령 제63조).

질권·저당권·가등기담보권은 매각으로 모두 소멸하고(국세징수법 제92조 제1항), 지상권·전세권·등기된 임차권 등은 압류채권이나 소멸하는 담보물권 등에 대항할 수 없을 때만 소멸하며 그 밖에는 매수인이 인수한다(배분요구한 전세권은 소멸, 같은 조 제2항·제3항).

가처분은 이 목록에 없다. 압류등기보다 먼저 된 처분금지가처분은 세무서가 공매에 따른 이전등기와 함께 말소를 촉탁해도 다른 사유가 없으면 이전등기는 수리되지만 가처분 말소는 수리되지 않는다(등기예규 제688호).

남은 가처분은 갑의 부담이다. 병이 본안에서 이겨 체납자를 등기의무자로 이전등기를 신청하면, 병의 피보전권리에 따라 가처분등기 뒤에 된 갑 명의 등기도 단독 말소 신청 대상이 될 수 있다(부동산등기법 제94조 제1항).

공매재산명세서에는 등기된 권리·대항력 있는 임차권·가처분 중 매수인이 인수하는 것이 적히고, 입찰서 제출 시작 7일 전부터 열람할 수 있다(국세징수법 제77조 제1항 제4호·제2항).

갑은 등기사항증명서 갑구에서 병의 가처분과 세무서 압류의 순위번호를 대조한다. 둘 다 소유권에 관한 등기라 갑구에 있고(부동산등기법 제15조 제2항) 같은 구 안의 순서는 순위번호에 따르므로(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2항), 같은 날 접수됐어도 앞뒤가 갈린다. 가처분이 앞서면 명세서의 인수 기재와 병의 본안 진행을 확인한다. 입찰 전이라면 그 인수 칸부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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