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료를 약속한 뒤 형편이 바뀌면 혼자 줄여도 될까

가족끼리 부양료를 정해 두었어도 몇 년 사이 형편이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돈을 보내던 쪽이 혼자 금액을 줄이거나 송금을 멈춘다고 정리가 끝나지는 않는다. 민법 제978조는 부양의 정도나 방법 등에 관한 당사자의 협정이나 법원의 판결이 있은 뒤 사정변경이 있으면,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협정이나 판결을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한다.

예컨대 무가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아버지에게 매달 생활비를 보내기로 합의했는데, 몇 년 뒤 무는 직장을 잃었고 아버지에게는 새 수입이 생겼다고 하자. 부양의무는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사이 등에 인정되고(민법 제974조), 부양받을 사람이 자기의 자력이나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이행할 책임이 생긴다(제975조). 양쪽 사정이 함께 바뀌었다면 처음 합의의 전제가 달라졌다고 다툴 여지가 있다.

문제는 그 변화를 누가 정리하느냐다. 취소나 변경을 하는 주체는 법원이고 그 계기는 당사자의 청구이므로, 무가 금액을 낮추겠다고 통보했다는 사정만으로 처음 합의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애초에 협정이 없었다면 부양의 정도와 방법은 제977조에 따라 부양받을 사람의 생활 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등을 참작해 법원이 정하게 된다.

사정변경을 주장하려면 합의 당시와 지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합의서와 송금 내역은 무엇을 약속해 어떻게 이행해 왔는지를, 퇴직이나 소득 감소 자료는 무의 자력 변화를, 아버지의 새 수입 자료는 부양받을 사람의 생활 상황을 보여 준다.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변경이 받아들여지는지는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비교해 판단할 몫이라 여기서 미리 정하지 않는다.

이 글은 부모와 성년 자녀처럼 민법 제974조의 친족 사이에서 맺은 부양 협정을 전제로 한다. 이미 지난 기간의 비용을 다른 가족과 나누는 일은 앞으로의 부양료를 바꾸는 문제와 따로 따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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