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갚으면 질권 물건을 넘긴다는 약정을 할까

시계를 질권 담보로 맡기면서 돈을 못 갚으면 시계는 채권자 소유가 된다고 미리 적어도 될까. 민법 제339조는 질권설정자가 변제기 전의 계약으로 질권자에게 변제 대신 질물 소유권을 취득하게 하는 약정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법률이 정한 방법에 따르지 않고 질물을 처분하기로 하는 약정도 금지한다. 여기서는 상행위와 무관한 개인 대여금의 동산질권을 다룬다.

가상의 사례로 친구끼리 돈을 빌려주며 시계에 유효한 질권을 설정했고, 변제기 전에 못 갚으면 시계를 그대로 가져간다는 문구를 넣으려 한다고 하자. 질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소유권 취득 약정까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건을 담보로 보유하는 관계와 변제 대신 그 소유권을 가져오는 약정은 구별해야 한다. 시계 값이 빌린 돈보다 얼마나 높은지만으로 이 금지의 적용을 판단하는 규정도 아니다.

제339조는 채무변제기 전의 계약을 정한다. 언제 어떤 약정을 맺었고 당시 변제기는 언제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처음 차용증에는 없었더라도 만기 전에 별도 문서로 소유권 귀속을 약정했다면 그 문서도 함께 읽어야 한다. 반대로 이미 만기가 지난 뒤 별도로 어떻게 정리했는지는 그 거래 내용에 맞춰 따로 검토한다. 금지 조항을 담보대출의 모든 사후 정산에 같은 결론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차용증과 만기 변경 합의는 변제기를, 질권설정 문서와 추가 약정은 소유권 취득이나 처분을 어떻게 정했는지를 보여 준다. 작성일과 교환한 회신은 그 약정이 만기 전이었는지 확인하는 자료다. 못 갚으면 알아서 처리한다는 표현도 실제로 어떤 처분을 뜻하는지 살펴야 한다. 이 설명을 상행위 채권을 담보하는 질권의 특별규칙까지 똑같이 금지하는 말로 넓히지는 않는다. 먼저 거래의 성격과 약정의 시점 · 내용을 확인하고, 물건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리 소유권까지 넘기는 조항을 넣지 말아야 한다. 약정 일부의 문제를 대여금 전체의 효력과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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