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가진 물건에서 한 사람이 지분을 포기하면 남은 사람들에게 같은 몫으로 나누면 될까. 민법 제267조는 공유자가 지분을 포기하면 그 지분은 다른 공유자에게 각 지분의 비율로 귀속한다고 정한다. 사람 수가 아니라 남은 공유자들의 기존 지분 비율을 기준으로 한다. 여기서는 동산을 공유하면서 지분을 유효하게 포기한 경우를 살핀다.
가상의 사례로 세 사람이 장비를 공동 소유하고 지분은 각각 절반, 4분의 1, 4분의 1이라고 하자. 마지막 사람이 자기 지분을 포기했다면 남은 두 사람의 원래 비율은 2 대 1이다. 따라서 포기된 지분도 이 비율에 따라 귀속되는 것이지 남은 사람이 둘이라는 이유로 절반씩 나누는 것은 아니다. 원래 지분을 확인하지 않고 장비의 절반씩을 가진다고 계산해서도 안 된다.
다만 정말 지분을 포기한 것인지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공동 사용을 그만하겠다는 말, 관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과 소유 지분 자체를 포기한다는 의사는 구별해야 한다. 다른 공유자에게 대가를 받고 팔기로 한 것이라면 그 거래 내용도 확인해야 한다. 한동안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포기 의사까지 있었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공유 관계에 관한 합의와 취득 자료는 누가 얼마의 지분을 가졌는지를, 포기 의사가 담긴 문서와 연락은 무엇을 포기하기로 했는지를 보여 준다.
제267조는 공유자가 상속인 없이 사망한 때에도 같은 귀속을 정한다. 단지 다른 공유자가 상속인 연락처를 모른다는 사정과 상속인이 없는 경우는 같지 않으므로 이를 섞어 적용하지 않는다. 계산할 때에는 포기된 지분, 남은 각 지분, 그 지분 사이의 비율을 따로 적어 두는 편이 확인하기 쉽다. 장비 전체를 자신이 가져왔다거나 사용 횟수가 많았다는 사실이 기존 소유 지분을 당연히 바꾸는 것은 아니다. 우선 지분 포기라는 전제가 맞는지 확인한 뒤 기존 지분에 맞춰 귀속 비율을 계산해야 한다. 사용 분담을 정리하는 합의와 소유 몫의 변화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