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물건을 팔기로 한 계약은 무조건 무효일까

물건을 팔기로 한 사람이 아직 그 소유자가 아니라면 계약이 무조건 무효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569조는 매매 대상 권리가 다른 사람에게 속한 경우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해 매수인에게 이전하도록 한다. 매도인이 계약 당시 권리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에 따른 의무까지 모두 없다고 단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가상의 사례로 장비를 가진 사람에게서 먼저 소유권을 취득한 뒤 넘겨주기로 하고 판매자가 자기 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하자. 이는 자신이 소유자의 대리인이라면서 권한 없이 계약한 상황과 구별해야 한다. 계약서의 당사자와 매도 약속은 누가 어떤 의무를 부담했는지를, 소유와 취득 관련 자료는 장비 권리가 누구에게 있고 매도인이 어떻게 취득하려 했는지를 보여 준다. 단순히 물건을 소개한 사람인지 실제 매도인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민법 제570조는 매도인이 권리를 취득해 이전할 수 없게 되면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계약 당시 매수인이 그 권리가 매도인에게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매수인이 타인 권리라는 사정을 알았는지와 계약 해제 가능성을 같은 질문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 알고 샀다는 이유만으로 해제 규정까지 당연히 사라진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매매계약과 소유 자료 외에 취득을 추진한 경과와 상대방 회신은 이전할 수 없다는 사정을 검토하는 데 쓰인다. 계약 전 설명과 대화는 매수인이 당시 어떤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확인하게 한다. 권리를 못 넘겼다는 결과만으로 손해배상액까지 자동 확정되지는 않으므로 손해에 관한 자료도 별도로 살펴야 한다. 먼저 자기 명의로 매도한 계약인지, 원래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지, 취득해 이전할 수 있는지와 계약 당시 인식을 차례로 정리한다. 남의 물건이라는 한마디로 계약을 모두 지우거나, 계약서가 있다는 이유로 원래 소유자의 권리까지 이미 넘어왔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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