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A는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주기로 했지만 아직 건물주와 새 임대차계약을 맺지 못했다. 권리금 계약에 서명했으니 건물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계약의 당사자와 지급 대상을 분리해 봐야 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2항은 권리금 계약을 새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라고 정한다. 제1항은 시설·비품, 거래처, 신용과 영업상의 노하우, 위치의 이점 등 재산적 가치의 양도나 이용 대가를 설명한다. 보증금과 차임 이외의 대가라는 점도 조문에 포함돼 있다.
민법 제618조의 임대차는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약정과 차임 지급 약정으로 효력이 생긴다.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는 합의와 건물주에게 건물 사용 권한을 얻는 합의가 같은 것은 아니다. 누가 임대할 권한이 있는지, 새 임대차가 어떤 조건으로 체결되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권리금 지급만으로 사용 권한을 확보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권리금 계약에서는 새 임대차 체결을 조건으로 했는지,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을 때 지급한 돈을 어떻게 처리할지 살펴야 한다. 시설을 언제 인도할지와 영업 신고 등 후속 업무도 임대차 성립과 연결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계약에 아무 조건이 없는데 당사자가 서로 다른 전제를 두고 돈을 지급하면 반환 여부 자체가 새 분쟁이 될 수 있다.
A는 권리금 계약서, 임대인과 협의한 조건, 임대차계약 초안을 함께 대조해야 한다. 이 글은 권리금 계약과 임대차계약을 구별하는 설명이며, 임대인이 언제나 새 임대차를 체결할 의무가 있다거나 계약 불성립 때 권리금이 무조건 반환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은 별도 요건을 검토할 문제다. 우선 두 계약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와 임대차가 성립하지 않을 때의 정산 조항을 확인해 지급 시점을 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