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서 토지를 실제로 산 적 없는 사람이 매매가 있었던 것처럼 등기서류를 위조해 자기 명의로 등기를 마쳤다. 토지는 여러 차례 이전되어 국가 명의가 되었다. 사망 뒤 상속인은 자기 지분에 관해 진정한 소유자 명의로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국가는 상속회복청구이므로 이미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했다. 등기를 넘긴 사람이 상속인인 것처럼 행세한 사람이고 그로부터 권리를 얻은 자신에게 한 청구라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1998년 10월 27일 선고한 97다38176 판결에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가의 상고를 기각했다.
판단의 출발점은 소송을 낸 사람이 상속인이라는 신분이 아니었다. 어떤 권리 침해를 이유로 등기를 돌려달라는지였다. 원고는 다른 사람이 상속인 행세를 했으니 자신의 상속권을 회복해 달라고 청구한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 생전의 매매가 없었는데 서류를 꾸며 등기를 넘겼고, 그 등기와 후속 등기가 원인 없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소송은 상속회복청구에 해당하지 않았다. 상속인은 아버지로부터 승계한 소유권에 기초하여 자기 지분의 등기 회복을 구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소송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상속회복청구의 기간 제한을 적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국가는 일부 토지에 관해 경매 매수인 등의 등기와 점유를 이어받아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도 주장했다. 이 항변도 실패했다. 앞선 취득자가 선의였거나 과실 없이 점유를 시작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상속회복청구가 아니라는 판단 하나로 모든 항변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상속 부동산의 등기를 되찾으려면 등기 경로와 무효를 주장하는 이유부터 정리해야 한다. 상속인 행세로 권리를 침해한 사건인지, 매매서류 위조로 소유권이 침해된 사건인지에 따라 검토할 소송의 성격이 달라진다. 중간 취득자의 시효취득 같은 별도 항변도 확인해야 하며, 상속인이 낸 소송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기간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