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은 잔금일에 매도용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위임장을 법무사에게 맡겼다. 이후 재발급한 서류도 보관시켰고 법무사의 보관 확인서를 증거로 냈다.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면서 이런 서류 보관이 이행제공에 해당하는지가 다퉈졌다.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6053 판결은 법무사 사무실에 맡겼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행장소에 필요한 서류를 계속 준비하고, 언제든 잔대금과 맞바꿔 받을 수 있다고 알리며, 상당한 간격으로 거듭 수령을 최고했다면 그 상태가 이어진 동안 매수인이 이행지체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라 환송 뒤 확인할 사실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사무실이 약정한 이행장소인지, 일방적으로 정했다면 그 장소가 신의칙상 상당한지, 필요한 모든 서류가 내용상 유효하게 계속 보관됐는지, 수령 최고 간격이 적절했는지를 심리해야 했다.
서류 일부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다툼과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36373 판결은 매수인이 잔금을 미루며 비협조적인 경우 매도인도 그에 상응한 준비를 하면 된다고 했다. 매도용 인감증명서와 도장, 등기권리증을 갖춰 잔금 수령과 동시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한 사정이 있었다.
두 사건은 상대방의 준비 상태와 자신이 구하는 법률효과를 함께 보아야 함을 보여 준다. 서류가 한 번 맡겨졌다는 사실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기간 내내 유효하게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다르다. 사무실을 정했다는 통지 한 번으로 이후 지체 기간 전체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잔금을 다툰다면 보관 확인서와 실제 보관 서류, 유효기간이 지나 재발급한 내역, 수령 최고와 도달 자료를 시간순으로 맞춘다. 이 사건의 주된 질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잔대금 지연손해금을 물을 수 있는 기간이었다. 그 질문에 맞는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