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을 이미 판 뒤 채무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 특별한정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처분한 재산을 목록에 적는다면 고인이 사망할 때의 가격, 팔았을 때의 가액, 신고할 때의 현재 시세 중 어느 시점을 살펴야 할까. 처분 사실을 적는 일과 그 가액의 기준을 정하는 일은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030조 제2항은 제1019조 제3항 또는 제4항에 따른 한정승인에서 이미 처분한 상속재산이 있으면 그 목록과 가액을 함께 제출하도록 한다. 현재 남은 재산만 적는 규정은 아니다. 다만 이 법문 자체에는 가액을 언제 기준으로 적는지까지 명시돼 있지 않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30조 해설은 이미 처분한 상속재산의 목록과 가액을 적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이때 가액은 처분 당시의 가액을 기재한다고 정리한다. 사망 당시 재산이 있었다는 사실만 확인하거나 현재 시세표 하나를 가져오는 것과 다른 확인이다. 이 평가시점은 문헌의 설명에 귀속한다.
그렇다고 계약서에 적힌 매매대금이 언제나 적정한 가액으로 확정된다는 뜻은 아니다. 위 해설의 이 문장만으로 저가 처분의 평가방법, 감정 기준이나 구체적인 계산식을 정할 수는 없다. 계약일과 실제 처분 경과, 대금 수령 기록 및 당시 가액을 설명할 자료를 구분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
목록에 적을 가액과 이후 변제에서 계산할 금액도 섞지 않는다. 민법 제1034조 제2항은 남은 상속재산과 이미 처분한 재산의 가액을 합해 변제하되, 한정승인 전에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사람에게 변제한 가액은 제외하도록 한다. 따라서 처분대금을 받았다는 자료와 누구에게 얼마를 갚았다는 자료는 각각 의미가 있다.
처분재산별로 종류, 처분일, 당시 가액의 근거와 지급 내역을 나란히 정리하자. 가액을 목록에 적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처분이 적법해지거나 특별한정승인 요건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처분 당시를 살피라는 설명을 과거 처분을 감추거나 청산금액을 임의로 줄이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