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은 채 기간이 지나 법정단순승인이 됐다. 뒤늦게 빚을 알았다면 특별한정승인만 살펴야 할까. 법이 단순승인으로 간주한 효과에도 착오나 사기에 따른 취소를 적용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논의되는 문제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24조 해설은 법정단순승인에도 민법 제109조와 제110조를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단순승인의 뜻을 표시한 사람보다, 법에 따라 그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취급되는 사람을 더 불리하게 둘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확정된 대법원 판결의 결론을 소개한 것은 아니다.
같은 해설은 다른 견해도 함께 소개한다. 상속채무를 모르고 신고기간을 넘긴 사람은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으므로 착오 취소까지 인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설은 그와 별개로 제109조의 요건을 갖추었다면 취소를 인정하는 편이 상속인 보호에 맞는다고 본다.
따라서 단순승인이 됐다는 사정만으로 취소가 항상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도, 빚을 몰랐다는 말만으로 취소된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제109조의 중요부분 착오와 중대한 과실 문제, 사기나 강박이라면 제110조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민법 제1024조 제2항이 정한 취소권 행사기간도 따로 확인할 사항이다.
특별한정승인과 취소는 효과도 같지 않다. 특별한정승인은 상속을 받아들이면서 책임을 상속재산 범위로 제한하는 제도다. 취소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이미 한정승인이 되거나 채권자의 청구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절차로 무엇을 구할지 구별해야 한다.
기간이 지난 경위, 당시 조사한 재산과 채무, 새 채무자료를 받은 날짜를 정리하자. 문헌의 유추적용 견해만 믿고 특별한정승인의 기한을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취소 방식과 재판 결과까지 위 해설에서 확인된 것은 아니므로, 실제 요건과 가능한 구제 방법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