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에 따라 돈을 이미 받았는데, 뒤에 상속재산파산이 선고됐다. 지급이 끝났다는 이유로 관재인의 확인 요청을 거절해도 될까. 유언이 있었다는 사실과, 우선하는 상속채권자에게 해가 되는 변제를 되돌릴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01조는 상속재산에 파산선고가 있은 경우를 전제로 한다. 유증받은 사람에 대한 변제나 그 밖의 채무소멸 행위가, 그 채권보다 우선하는 채권을 가진 파산채권자를 해한다면 부인할 수 있다고 정한다. 유증이라는 이름만 확인하고 모든 지급을 부인한다는 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누가 유증받았는지 외에도 무엇을 언제 지급했는지, 우선하는 채권과 그 채권자에게 생긴 해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돈을 받은 사람이 가족인지 아닌지만으로 결론을 낼 수 없다. 모든 상속채권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반환액까지 자동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제396조 제1항에 따르면 부인권은 관재인이 소송, 부인의 청구 또는 항변으로 행사한다. 같은 조 제2항은 파산채권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법원이 관재인에게 행사를 명할 수 있도록 한다. 가족이 반환을 요구한 것과 관재인이 법정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제397조 제1항은 부인권 행사가 파산재단을 원상으로 회복시킨다고 정한다. 회복된 돈이 곧바로 다른 가족에게 나누어 줄 몫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한정승인 청산에서 유증을 나중에 지급해야 한다는 순서의 문제와, 파산 뒤 이미 한 지급을 부인하는 구제수단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유언, 지급 내역과 청산자료, 파산선고 결정 및 관재인의 요구 내용을 함께 확인하자. 어떤 행위와 법적 요건을 근거로 반환을 구하는지부터 특정해야 한다. 이 글은 모든 유증이 무효라는 설명도, 개별 수령자에게 적용될 항변이나 행사기간을 모두 확정하는 안내도 아니다. 실제 지급 경위와 적용 조문을 대조해 대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