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람이 사망한 뒤 배우자가 받은 보험금이라도 계약의 수익자 표시가 다르면 권리의 성질을 따로 판단해야 한다. 누가 돈을 받았는지만으로 보험계약 두 개에 같은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한 배우자가 사망했고 남은 배우자는 상속포기 신고 전에 두 보험의 보험금을 받았다. 첫 계약은 사망할 때 상속인을 수익자로 정했다. 둘째 계약은 부부를 주피보험자와 종피보험자로 나누면서 사망한 배우자 자신을 수익자로 지정했다. 채권자는 보험금을 받았으니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이라고 다퉜다.
대법원은 2002년 2월 8일 선고한 2000다64502 판결에서 첫 계약의 보험금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고 판단했다. 수익자를 상속인이라고 쓴 것은 보험금이 고인에게 생겼다가 상속된다는 뜻이 아니라, 장래 보험금청구권을 가질 사람을 특정하는 방법이라는 이유였다.
반면 둘째 계약에서는 생존 배우자가 자동으로 수익자가 된다고 볼 수 없었다. 대법원은 자신을 수익자로 지정한 경우를 다룬 2000다38848 판결을 인용해, 이 계약의 보험금을 상속재산에서 제외한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봤다. 배우자라는 관계만으로 계약의 수익자 문구를 바꾸어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원심은 파기환송됐다. 이 판결은 상속인 수익자 보험금과 고인 자신을 수익자로 둔 계약을 한 사건 안에서 구별한 오래된 사례다. 보험금을 받으면 언제나 단순승인이 된다거나, 어느 사망보험금이든 상속재산이라고 정한 판결로 읽어서는 안 된다.
실제 사건에서는 각 보험의 증권과 약관, 수익자 변경 이력, 보험사고와 지급 사유를 따로 모아야 한다. 현재 계약을 판단할 때에는 이후 판례와 적용 법령도 대조해야 한다. 특히 민사상 보험금 귀속과 체납국세 승계에서 보험금을 어떻게 계산하는지는 구별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