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가족 신탁은 실제 사건이 아니다. 어머니가 위탁자 겸 수익자이고 딸이 수탁자다. 딸은 신탁된 토지를 값을 치르고 자기 재산으로 가져오려 한다. 어머니와 매매계약서를 쓰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면 될까.
출발점은 금지다. 신탁법 제34조 제1항 제1호는 수탁자가 누구의 명의로도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신탁재산에 관한 권리를 고유재산에 귀속시키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신탁행위로 허용한 경우, 수익자에게 그 행위에 관련된 사실을 고지하고 승인을 받은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예외를 둔다. 법원 허가를 받을 때는 허가 신청과 동시에 수익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등기도 매매 이전과 모양이 다르다. 등기명의인이 이미 수탁자인 딸이라 소유권이 넘어가지 않는다. 부동산등기법 제84조의2 제2호 가목은 이 경우 수탁자가 단독으로 권리변경등기를 신청할 수 있게 하고, 등기예규 제1799호 5.나는 그 등기를 「수탁자의 고유재산으로 된 뜻의 등기 및 신탁등기의 말소등기」로 정한다. 신탁재산에서 빠지므로 신탁등기 말소는 이 권리변경등기와 동시에 신청한다(부동산등기법 제87조 제1항).
첨부정보는 허용 근거에 따라 갈린다. 신탁행위로 허용했거나 수익자의 승인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정보(인감증명 포함), 또는 법원의 허가와 수익자에게 통지한 사실을 증명하는 정보를 낸다(같은 예규 5.나). 상속처럼 수탁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신탁재산에 관한 권리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경우는 신탁법 제34조 제3항이 따로 정해 이 절차와 갈린다.
딸은 신탁계약서에 이런 거래를 허용하는 조항이 있는지부터 본다. 없다면 수익자인 어머니에게 거래 내용을 알리고 승인서와 인감증명을 받거나, 법원 허가를 신청하면서 어머니에게 통지한다. 그 증명이 갖춰져야 고유재산으로 된 뜻의 등기와 신탁등기 말소를 함께 신청할 수 있다. 수익자가 위탁자가 아닌 다른 가족이라면 승인을 받을 사람도 그 수익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