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빚을 모르고 사망했다면 특별한정승인도 넘겨받을까

앞선 피상속인의 빚을 모르던 아버지가 사망하고, 뒤늦게 그 빚의 청구를 받은 자녀는 아버지의 특별한정승인권을 넘겨받을 수 있을까. 통상 숙려기간의 새 계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를 헌법재판소가 다룬 적이 있다.

한 사람이 사망한 뒤 여러 해가 지나 그 자녀인 아버지도 사망했다. 그 다음 상속인은 채권양도 통지를 받고, 아버지를 대신해 앞선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특별한정승인을 신고했다. 법원은 그와 같은 승계를 허용할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신고를 각하했고, 항고심에서 민법 제1021조의 위헌 여부가 문제 됐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8월 30일 2009헌가10 결정에서 위헌심판 제청을 각하했다. 그러나 특별한정승인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는 결론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 문제는 제1021조의 위헌 여부가 아니라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해석으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보았다.

헌재는 최초 상속인이 채무초과를 중대한 과실 없이 숙려기간 안에 알지 못하고 그 기간이 지난 뒤 사망했다면, 다음 상속인이 그 특별한정승인권을 승계해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재산상 권리라는 점에서 승인 · 포기와 특별한정승인의 성질을 같이 본 것이다.

따라서 각하라는 주문만 읽고 권리 승계가 부정됐다고 이해하면 결정의 이유와 어긋난다. 반대로 이 결정만으로 다음 상속인의 신고가 최종 수리됐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당해 항고사건의 이후 결론은 여기서 확인되지 않았고, 헌재는 민법 제1021조의 합헌이나 위헌을 본안 판단한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의 사망 시점, 앞선 상속인이 채무초과를 알았는지와 과실 여부, 다음 상속인의 통지 수령일과 신고 자료를 함께 보자. 이 결정은 조건 없이 기한을 새로 주는 근거가 아니다. 숙려기간 안에 선택 없이 사망한 경우의 제1021조 특칙과, 기간이 지난 뒤의 특별한정승인권 승계를 구별해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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