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항구를 옮기면 경매도 취소될까

배가 다른 항구로 옮겨갔다고 해서 진행 중인 선박경매가 언제나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압류 당시부터 집행법원의 관할 안에 없었던 경우와, 적법하게 압류된 뒤 관할 밖으로 떠난 경우는 처리 방식이 다르다. 전자는 절차 취소, 후자는 현재 배가 있는 곳의 법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이동 시점을 먼저 가려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173조는 압류 당시 선박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을 집행법원으로 정한다. 압류 당시부터 그 법원의 관할 안에 없었음이 판명되면, 민사집행법 제180조에 따라 절차를 취소해야 한다. 선박의 선적이나 소유자의 주소가 그 지역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관할 요건을 대신할 수 없다. 신청서에 적은 예상 정박지와 실제 압류 당시 위치가 달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면 압류된 선박이 나중에 관할 밖으로 떠났다면, 민사집행법 제182조에 따라 집행법원은 선박 소재지 관할 법원으로 사건을 이송할 수 있다. 이송결정에는 불복할 수 없다. 예컨대 압류 때는 원래 항구에 있었지만 이후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면, 현재 위치만 보고 처음부터 관할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선박 이동만으로 사건이 자동 이송되는 것도 아니며, 법원의 이송 판단과 결정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개시결정일과 최근 입항일만 비교하지 말고, 압류 효력이 언제 생겼는지와 그때 선박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나란히 적어 보자. 개시결정 송달 · 등기 내역, 국적증서 수취 내역과 입출항 기록을 대조할 자료로 준비할 일이다. 민사집행법 제174조 제2항에 따라 송달이나 등기 전 집행관이 국적증서 등을 받으면 그때 압류 효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항구가 달라졌다는 결과보다 압류와 이동의 선후관계를 증명하는 것이 취소 문제인지 이송 문제인지 가르는 판단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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