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채무로 집이 경매에 넘어가 채권자와 집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면, 합의 내용뿐 아니라 제출한 문서의 종류와 경매 단계를 확인해야 한다. 관련 기준을 보여 주는 사건은 상속 사건 자체는 아니지만, 청구이의로 집행을 다투는 경우에도 참고할 수 있다.
경매에서 최고가 매수신고인이 매각허가를 받은 뒤, 채무자가 제기한 청구이의 소송에서 집행을 불허한다는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됐다. 사법보좌관은 그 문서를 근거로 매각허가를 취소하고 경매신청을 기각했다. 매수신고인이 이의를 제기했다.
대법원은 2022년 6월 7일자 2022그534 결정에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청구이의 판결이 갖는 집행력 배제의 효과를 당사자 사이의 합의만으로 만들 수 없다는 이유다. 집행을 불허한다는 문구가 같더라도 화해권고결정과 청구이의 판결의 효력은 같지 않다.
그래서 그 결정 정본을 민사집행법 제49조 제1호의 집행불허 재판 정본으로 바로 취급할 수는 없었다. 다만 집행하지 않기로 한 합의가 담겼다는 해석은 가능했다. 이 경우에는 같은 조 제6호의 문서로서 취소 요건을 따져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93조는 매수신고 뒤 취하할 때 최고가 매수신고인 또는 매수인 등의 동의를 요구하고, 제49조 제6호 서류의 제출에도 그 규정을 준용한다. 이 사건처럼 이미 매각허가까지 난 때에는 매수인의 동의 문제를 건너뛸 수 없었다.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면 모든 문구에 판결과 동일한 형성 효과가 생긴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합의 문서, 집행정지 결정, 집행불허 판결 중 무엇을 확보했는지 확인하고 경매기록의 매수신고 시점과 대조해야 한다. 이 결정은 모든 합의가 무효라거나 경매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취지가 아니라, 문서에 맞는 취소 요건을 갖추라는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