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사례다. 주무관청이 한 사단법인의 설립허가를 취소했다. 이사들은 취소소송을 내기로 하고, 판결 때까지 해산등기는 미룬 채 임기가 끝난 이사를 새로 뽑아 변경등기하고 법인 인감증명서도 계속 받아 쓰려 한다.
소송을 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계획이 통하지 않는다. 민법 제77조 제1항은 설립허가의 취소를 해산사유로 정하고, 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은 취소소송의 제기가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정한다. 효력을 멈추려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 따로 있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등기소도 해산된 법인으로 다룬다. 주무관청의 설립허가취소 등에 따른 법인등기 사무처리요령(등기예규 제1650호)에 따라 취소 통보를 받은 등기관은 해산된 법인임을 알 수 있게 표시하고 인감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으며(제3조), 해산등기와 청산인 선임등기 외의 등기는 받지 않는다(제4조). 이사 변경등기도 인감증명서 발급도 막힌다.
그렇다고 등기관이 해산등기를 대신 해 주지는 않는다. 예규 제2조는 해산등기와 청산인 선임등기를 청산인이 신청해야 하므로 등기관이 직권으로 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정관이나 총회 결의로 달리 정하지 않았다면 이사가 청산인이 되고(민법 제82조), 청산인은 취임 후 3주일 내에 해산 사유와 연월일, 청산인의 성명과 주소 등을 주사무소 소재지에서 등기한다(민법 제85조 제1항). 이를 게을리하면 이사나 청산인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민법 제97조 제1호).
이사들은 처분서와 도달일, 정관의 청산인 규정부터 확인해 해산·청산인 등기를 준비하고, 처분을 다투는 일은 집행정지 신청 여부와 함께 따로 판단한다. 집행정지 결정이 나왔을 때 등기소가 이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는 이 예규에 정해져 있지 않다. 학교법인처럼 민법·상법 외의 법령으로 설립된 법인에 해산명령이나 해산인가가 있을 때도 같은 처리가 준용된다(예규 제5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