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사례다. 갑이 을에게 이웃한 토지 두 필지를 한 계약으로 팔았고, 두 사람은 같은 법무사에게 맡겨 한 신청서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등기소에 방문 접수했다. 접수 뒤 한 필지의 표시에 문제가 드러나자 갑은 대금 정산까지 다시 따지겠다며 신청 전체를 혼자 취하하려 한다.
갑 혼자서는 취하하지 못한다. 서면에 의한 등기신청의 취하에 관한 예규(등기예규 제1643호)는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공동으로 신청했거나 쌍방에게서 위임받은 대리인이 신청한 경우, 취하도 두 사람이 함께 하거나 쌍방에게서 취하에 대한 특별수권을 받은 대리인이 해야 하며 어느 한쪽만으로는 할 수 없다고 정한다. 법무사도 위임장에 취하에 대한 특별수권이 없으면 취하서를 낼 수 없다.
시기와 방식도 정해져 있다. 취하는 등기관이 등기를 마치기 전까지 할 수 있다(부동산등기규칙 제51조 제1항). 방문신청이면 신청인이나 대리인이 신청한 등기소에 출석해 취하서를 내고, 전자신청이면 전산정보처리조직으로 취하정보를 보낸다(같은 조 제2항). 전자신청의 취하는 신청할 때와 같은 방법으로 사용자인증을 받아야 한다(전자신청 업무처리지침 제21조, 등기예규 제1865호).
두 사람이 함께라면 필지 하나만 거둘 수도 있다. 부동산등기법 제25조 단서는 등기목적과 등기원인이 같으면 여러 부동산의 신청정보를 일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같은 예규 제1643호는 이렇게 일괄 신청한 경우 일부 부동산에 대해서만 취하할 수 있다고 정한다. 등기관은 신청서의 해당 부동산 표시 옆에 취하를 적고, 취하된 부동산에 관련된 기재는 정정·보정하게 한다. 나머지 필지는 처음 신청서로 처리가 이어진다.
이 예규는 서면 신청을 대상으로 하므로 전자신청에서 일부만 거둘 수 있는지는 접수 등기소에 먼저 묻는다. 갑의 계약 해제 주장만으로 신청이 거둬지지는 않는다. 을과 법무사는 접수번호와 신청 방식, 위임장의 특별수권 문구, 인터넷등기소 처리 상태를 대조해 취하가 아직 가능한지부터 가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