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받아 한 상속포기, 마음을 바꾸는 것과 다르다

상속포기를 한 뒤 숨겨진 재산을 알게 됐다는 이유와, 위협 때문에 원하지 않는 포기를 했다는 이유는 같지 않다. 전자는 이미 한 선택을 바꾸려는 문제이고, 후자는 그 선택을 표시하게 된 과정에 취소 사유가 있었는지를 묻는 문제다. 상속포기는 돌이킬 수 없다는 말만 듣고 강박에 관한 자료까지 버려서는 안 된다.

민법 제1024조 제1항은 상속의 승인이나 포기를 기간 안에도 취소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그러나 제2항은 총칙 규정에 따른 취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는 민법 제110조 제1항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포기한 사실이 있다는 것과 유효하게 취소할 사유가 전혀 없다는 것은 다른 판단이다.

그렇다고 형제가 여러 차례 포기를 권했다는 사정만으로 강박 취소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위협을 받았는지, 그로 인해 어떤 두려움을 느꼈으며 포기 의사를 표시하게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가족이 원해서 서류를 냈다는 한 문장만 남기면 설득에 따른 결정인지, 위협 때문에 한 결정인지 가를 수 없다.

당시 문자나 통화녹음에서는 포기를 요구한 말만 떼어내지 말고 위협의 내용과 전달 시점, 그 뒤 포기 신고를 준비하고 제출한 경위를 연결한다. 포기 신고서와 심판 관련 기록은 실제로 어떤 의사를 언제 표시했는지 확인하는 자료다. 반대로 위협이 없어진 뒤에도 같은 포기를 받아들이는 취지의 행동을 했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취소 가능성을 한쪽 자료만으로 판단하지 않게 된다.

기한도 원래의 상속포기 기간과 다르다. 제1024조 제2항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개월, 승인 또는 포기한 날부터 1년 안에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고 정한다. 두 기간을 함께 확인해야 하므로 다시 마음먹은 날부터 3개월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위협의 종료 시점과 포기 시점을 먼저 특정하고, 법원에 낸 포기의 취소를 어떤 절차로 구할지 검토해야 한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