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잘못도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되면 대금도 받을까

물건을 넘기고 돈을 받기로 했는데 누구의 책임도 없는 사유로 물건을 넘길 수 없게 됐다면, 이행하지 못한 사람도 대금은 요구할 수 있을까. 민법 제537조는 쌍무계약에서 한쪽 채무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 불가능해지면 그 채무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한다. 서로 부담한 급부의 관계를 먼저 보아야 한다.

가상의 장비 매매에서 인도 전에 장비가 소실됐고,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이며 인도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자. 이 전제라면 인도할 수 없어진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대금을 요구할 수 있는지를 제537조로 검토한다. 화재나 고장이 났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경우가 무귀책 불능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상 대상과 이행 내용, 사고 원인과 당시 관리 경과를 확인해야 한다. 다른 물건으로 이행할 수 있는 의무인지도 실제 계약에서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538조 제1항에는 다른 기준이 있다. 채권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됐다면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쌍방 책임 없는 사유로 불능이 된 경우에도 같다. 따라서 물건을 받는 쪽이 이미 수령지체에 있었는지 확인하지 않고 사고 당시의 책임만으로 결론 내리지 않는다. 약정 이행일과 인도 준비, 수령 요청과 답변은 그 경과를 검토하는 자료다. 단순한 연락 지연을 법률상 수령지체로 자동 평가하지도 않는다.

제538조 제2항은 이런 경우 자기 채무를 면해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을 채권자에게 상환하도록 한다. 상대방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의무 면제에 따른 이익까지 모두 그대로 보유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계약과 사고 자료로 어떤 의무가 왜 불가능해졌는지, 수령 관련 자료로 어떤 예외가 문제 되는지, 정산 자료로 면제에 따른 이익이 있는지를 나누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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