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을 받는 부모도 유언을 남길 수 있을까

성년후견이 개시된 부모가 유언을 남기겠다고 했다고 가정하자. 후견을 받으니 어떤 유언도 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후견인이 허락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민법은 피성년후견인이 유언할 수 있는 상태와 이를 유언서에 남기는 방법을 따로 정해 두었다.

민법 제1063조 제1항은 피성년후견인은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만 유언할 수 있다고 정한다. 중요한 것은 후견이 개시됐다는 과거의 결정만이 아니라 실제 유언 당시의 상태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경우 의사가 심신 회복 상태를 유언서에 부기하고 서명날인하도록 한다. 가족이 의사소통이 됐다고 기억하는 것과 조문이 요구하는 절차를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렇다고 의사의 서명만 받으면 유언의 나머지 요건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민법 제1060조에 따라 유언 자체는 법정 방식에 맞아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문서를 유언서로 삼을 것인지 정하지 않은 채 일반적인 진단서부터 받아 두는 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볼 수 없다. 조문은 회복 상태를 바로 그 유언서에 부기하는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준비 자료를 나눠 보면 확인할 것이 선명해진다. 후견 심판서는 어떤 후견이 개시됐는지를, 유언서 원본은 회복 상태의 부기와 의사 서명날인이 있는지를, 작성 당시 진료 기록은 그 시기의 상태를 검토하는 자료가 된다. 서로 다른 역할의 자료를 하나의 가족 확인서로 대신하지 말아야 한다. 의사가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능력에 관한 다툼이 영구히 없어지는 것도 아니므로, 작성일·진료 시점·부기 내용을 연결해 유언 당시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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