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주식을 계속 보유한 것도 단순승인일까

고인이 생전에 내 명의로 맡겨 둔 회사 주식을 사망 뒤에도 계속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상속재산을 처분했다고 볼 수는 없다. 민법 제1026조 제1호의 처분행위와 재산을 보존 · 관리하는 행위는 구별된다.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사람이 사망했고, 그 회사 주식 전부는 생전에 상속인 명의로 옮겨져 있었다. 상속인은 사망 전부터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었고, 고인이 사망한 뒤 회사를 경영하면서 상속포기도 신고했다. 원심은 주식이 실질적으로 고인의 상속재산인데도 상속인이 자기 재산처럼 주주권을 행사하고 경영을 시작했다며 단순승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2015년 6월 23일 선고한 2014다50913 판결에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실질적인 상속재산인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상속인은 자기 명의로 등재된 주식을 그대로 보유했을 뿐 주식 자체를 처분하지 않았다. 사망 후 회사를 경영했다는 사정도 그 주식을 처분한 행위와 같지는 않았다.

명목상 이사에게도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기록에는 보존 · 관리를 넘어 처분에 이를 정도로 주주권을 행사했다는 사정이 없었다. 대법원은 재산의 현상 · 성질을 바꾸는 사실행위나 재산 변동을 일으키는 법률행위를 처분으로 보면서, 보존 · 관리행위는 여기서 제외했다.

그러나 상속인이 회사를 운영하면 어떤 주주권을 행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이 사건의 판단은 이미 명의를 보유하던 이사의 구체적인 행위에 관한 것이다. 주식 명의가 바뀐 시기와 원인, 이사 취임 시기, 사망 뒤 주식에 관해 한 행위를 확인해야 한다. 주식을 그대로 지킨 것인지, 재산에 변동을 일으킨 것인지가 설명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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