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권 자체가 은행의 담보라면, 은행에도 소멸청구 사실을 알려야 한다. 땅 주인이 창고를 지어 쓰도록 설정해 준 지상권에 은행 저당권이 잡혀 있고, 약정 지료가 2년분 넘게 밀린 사례를 가정한다.
지료는 땅을 쓰는 대가다. 지상권자가 2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지상권을 설정해 준 사람은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87조). 지급기일과 실제로 들어온 돈을 대조해 미지급액이 2년분에 이르는지부터 살핀다. 연체가 그 수준에 이르면 소멸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사실만으로 지상권이 바로 끝나지는 않는다.
땅 주인은 창고 주인에게 지상권 소멸을 청구하고, 그 사실을 은행에 통지한다. 지상권 대신 그 땅에 있는 건물이나 수목이 저당권의 목적일 때도 이 통지가 필요하다. 저당권자에게 통지한 뒤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소멸청구가 효력을 낸다(민법 제288조). 법은 이 기간을 며칠로 못 박지 않았으므로, 발송 내역만 남기지 말고 은행에 언제 통지가 도달했는지도 확인해 둔다.
그 뒤 말소등기를 신청할 때는 은행 통지와 별도로 챙길 서류가 있다. 이 사례에서는 지상권 등기를 지울 때 그 위의 저당권 등기도 직권으로 말소되므로, 은행은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다(부동산등기법 제57조 제1항 및 제2항). 말소를 신청할 때 은행의 승낙이나 은행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을 증명하는 정보를 내야 한다(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1항 제3호). 당사자가 협조하는 일반 신청은 땅 주인과 지상권자가 함께 하고, 소멸 원인을 증명하는 정보도 붙인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 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1항 제1호).
땅 주인은 약정서와 지급내역을 먼저 맞춰 보고, 토지와 건물의 등기사항증명서에서 은행이 무엇을 담보로 잡았는지 확인한다. 통지의 도달 자료와 말소 승낙 자료는 나누어 챙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