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가 보증금 반환채권에 은행 질권을 설정하고 그 사실을 집주인에게 알렸다. 계약이 끝나고 집도 돌려줬는데 세입자는 보증금 전부를 자기 계좌로 보내 달라고 한다. 대출도 갚을 때가 됐다면 은행은 담보 범위에서 남은 대출채권액만큼 집주인에게 직접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53조 제1항 · 제2항).
은행이 집주인에게 질권을 주장하려면 질권을 설정한 세입자가 그 사실을 집주인에게 통지하거나 집주인이 승낙해야 한다(민법 제349조 제1항). 질권이 미치는 채권을 없애거나 은행에 불리하게 바꾸려면 은행의 동의가 필요하다(민법 제352조). 따라서 집주인은 세입자의 송금 요청만으로 보증금 전액을 세입자에게 지급하면 은행의 청구에 다시 응해야 할 수 있다.
보증금을 돌려줄 때가 은행 대출을 갚을 때보다 먼저라면 은행은 집주인에게 변제금의 공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질권은 공탁금에 남는다(민법 제353조 제3항). 통지서가 반환채권 양도에 관한 것이라면, 적법한 양도 통지나 승낙을 거쳐 채권을 넘겨받은 사람이 그 범위의 지급을 받는다(민법 제449조 · 민법 제450조).
집주인은 질권설정 통지서와 임대차계약서를 대조해 담보로 잡힌 보증금 범위와 반환 시기를 확인한다. 은행에는 대출 만기와 갚고 남은 금액, 은행이 청구하는 금액과 지급 계좌를 서면으로 확인한다. 세입자가 대출을 이미 갚았다고 하면 은행에 완제 여부와 질권 해지 여부를 확인한다. 보증금을 돌려줄 때와 대출을 갚을 때가 모두 됐고 별도 권리 다툼이 없다면 은행이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은행에, 그 금액을 뺀 반환 잔액은 세입자에게 지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