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가 사망한 합유 부동산, 상속등기할까

지어낸 사례로 시작한다. 갑·을·병 세 사람이 동업 조합의 창고를 사서 합유로 등기했다. 합유 등기부에는 각자의 지분 없이 합유라는 뜻만 적힌다(부동산등기법 제48조 제4항). 을이 사망하자 을의 자녀들이 을 몫을 자기들 앞으로 상속등기해 달라고 한다.

상속등기를 할 일이 아니다. 조합원은 사망하면 조합에서 탈퇴되고(민법 제717조 제1호), 탈퇴한 조합원과의 계산은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로 하며 지분은 금전으로 돌려줄 수 있다(민법 제719조 제1항·제2항). 합유등기의 사무처리에 관한 예규(등기예규 제911호) 2.라.도 합유자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사망한 합유자의 상속인은 지분반환청구권을 가질 뿐 합유자 지위를 잇지 않으므로, 상속인 앞 상속등기나 상속인을 합유자로 넣는 변경등기를 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창고는 남은 갑과 병의 합유로 귀속된다. 두 사람은 을의 사망사실을 증명하는 서면을 붙여 갑·병의 합유로 하는 합유명의인 변경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같은 예규 2.라.(1)). 소유권이전등기가 아니다. 합유자가 둘뿐이었다면 남은 한 사람의 단독소유로 바꾸는 변경등기가 된다(같은 예규 2.라.(2)).

이 등기를 미루는 사이 병마저 사망했다면 갑은 처음 합유자 전원에서 바로 자기 단독소유로 바꾸는 변경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 이때는 등기원인에 을과 병의 사망일자와 사망 취지를 모두 적고 두 사람의 사망사실 증명서면을 붙인다(같은 예규 2.라.(3)).

이 결론은 특별한 약정이 없을 때다. 동업계약에 사망한 조합원의 상속인이 지위를 잇는다는 약정이 있다면 예규의 전제가 달라지므로 계약서부터 읽는다.

을의 자녀들이 받을 것은 등기가 아니라 정산이다. 을이 사망한 때의 조합재산 상태로 지분을 계산해 달라고 남은 조합원에게 청구하고, 그때 끝나지 않은 사업은 끝난 뒤 계산할 수 있다(민법 제719조 제3항). 갑과 병은 승계 약정이 없음을 확인한 뒤 변경등기와 정산을 함께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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