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표이사가 낸 법인등기, 내가 취하할까

가상 사례다. 대표이사 갑과 을이 각자 회사를 대표하는 주식회사에서 갑이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상호변경등기를 인터넷등기소로 전자신청했다. 다음 날 을은 첨부한 의사록의 새 상호 표기가 결의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갑은 출장 중이라 연락이 닿지 않는다. 을이 이 신청을 거둘 수 있을까.

거둘 수 있다. 상업등기 및 법인등기 신청의 취하에 관한 예규(등기예규 제1822호) 제2조 제2항은 대표자가 2인 이상이면서 각자 대표이고 정관 등에서 대표권을 제한하지 않았다면, 등기신청을 하지 않은 대표자도 그 신청을 취하할 수 있다고 정한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함께 서면으로 낸 부동산 등기를 한쪽이 혼자 거두지 못하는 것과 결론이 다르다.

방법은 신청 방식에 따라 갈린다. 전자신청 사건은 원래 전자문서로 취하하고, 신청할 때 보낸 전자증명서 등으로 전자서명해 보내야 한다(같은 예규 제3조 제1항·제2항). 다만 신청하지 않은 각자대표인 을은 등기신청을 한 등기소에 출석해 취하서를 내는 방법으로 취하할 수 있다(같은 조 제1항 제2호). 방문신청이었다면 등기소에 출석해 취하서를 내고, 법무사 등 대리인은 취하 권한이 있을 때만 이를 할 수 있다(제2조 제1항).

시한도 있다. 취하는 등기관이 등기기록에 신청정보와 식별부호를 기록하기 전까지만 할 수 있다(제4조). 새 상호가 이미 등기됐다면 취하로는 되돌릴 수 없다.

예외의 범위도 좁다. 대표이사들이 공동으로 회사를 대표하도록 정했거나(상법 제389조 제2항) 정관 등으로 대표권을 제한했다면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 취하는 신청을 거둘 뿐이므로 회사는 결의 내용에 맞는 자료로 다시 신청해야 한다.

을은 인터넷등기소에서 접수번호와 처리 상태를, 등기사항증명서와 정관에서 공동대표 규정이나 대표권 제한이 없는지를 확인한 뒤 신청한 등기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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