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에서 한쪽이 아파트 명의를 이전받는 대신 근저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상대방이 쓰게 해 준 돈과 아파트 구입 때 부담한 돈을 담보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실제 부담과 예치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내지 못했다.
춘천지방법원 2015. 5. 29. 선고 2014나4570 판결은 그 근저당의 피담보채권을 성립시키는 법률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근저당 등기가 관계를 해소하기 전에 마쳐져 재산분할 명목이라는 설명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법원은 배당을 삭제한 제1심 판단을 유지했고 판결은 확정됐다.
비슷한 명목의 근저당이 유효로 인정된 사례도 있다. 울산지방법원 2016. 4. 27. 선고 2015나2348 판결에서는 사실혼 상대방이 매수대금과 리모델링 비용, 생활비 등을 실제로 출연한 사정이 확인됐다. 법원은 공동생활이 해소될 때 반환할 재산분할금 또는 차용금 성격의 채무를 담보한 것으로 보아 말소청구를 기각했다. 이 판결도 확정됐다.
두 사건을 재산분할이라는 이름 하나로 같은 결론에 묶을 수는 없다. 무엇을 부담했고 무엇을 돌려주기로 했는지 인정할 자료가 달랐다. 앞으로 헤어지면 받을 돈이라고 적기만 하면 실제 채권 발생 원인까지 만들어진다고 볼 수는 없었다.
별도 증여 약정이 있던 사건과도 구별해야 한다. 수원지방법원 2021. 8. 25. 선고 2020나86279 판결은 결혼각서와 구두 합의의 명문화 경위 등을 통해 진정한 증여 약정을 담보한 근저당을 인정했다. 법원은 그 약정 자체를 장래 재산분할 약정으로 보지 않았다.
근저당을 둘러싼 분쟁에서는 이름보다 실제 합의와 자금 자료가 먼저다. 부동산 매수 때 누가 얼마를 냈는지, 그 돈의 성격을 어떻게 정했는지, 담보 설정과 관계 해소가 언제였는지를 맞춰 본다. 여기서 소개한 것은 각각의 확정 하급심 사례이며 사실혼이면 담보가 항상 유효하거나 무효라는 일반적인 답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