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부에서 만나는 「가」 자 권리, 먼저 결론
「가(假)」는 임시라는 뜻이다. 셋은 성질이 다르지만, 나중에 권리를 실현하기 어려워지는 것을 막아 두는 수단이라는 점이 같다.
가등기는 나중에 할 본등기의 순위를 미리 잡아 둔다(부동산등기법 제88조 · 제91조). 본등기를 하면 가등기 이후의 등기 중 그 가등기로 보전되는 권리를 침해하는 등기를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한다(같은 법 제92조).
가압류는 돈을 받기 위해 재산을 묶어 두는 것이고(민사집행법 제276조), 가처분은 다툼 중인 물건의 현상을 지키는 것이다(같은 법 제300조).
매수를 앞두고 셋 중 하나라도 등기부에 보이면, 그 자리에서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들어가며
등기부를 처음 떼어 본 사람이 가장 당황하는 대목이, 갑구에 줄줄이 붙은 「가」 자 권리들이다. 가등기 · 가압류 · 가처분은 글자가 비슷해 보이지만 하는 일이 전혀 다르다.
이 글은 셋이 각각 무엇이고, 등기부에서 마주쳤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등기부의 칸을 읽는 방법 자체는 등기부등본 보는 법 편에 정리해 두었다.
먼저 공통점 하나만 짚어 둔다. 셋 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를 위한 장치다. 그래서 등기부에 보이면 그 부동산의 권리관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가」 자가 붙으면 무엇이 다른가 — 아직 확정되지 않은 권리다
가등기 · 가압류 · 가처분의 「가」는 임시를 뜻하는 한자 가(假)다. 세 가지 모두 최종적인 권리 실현이 나중에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그때까지 상태를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붙잡아 두는 이유는 각각 다르다. 가등기는 내가 나중에 받을 소유권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고, 가압류는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게 막기 위해서며, 가처분은 다투는 동안 물건이 남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셋 중 가등기만 당사자가 신청해 넣는 것이고, 가압류와 가처분은 법원의 결정으로 들어온다. 가압류와 가처분은 법원이 등기소에 촉탁해 기입되므로, 소유자가 모르는 사이에 등기부에 나타나기도 한다.
가등기는 무엇을 하나 — 순위를 미리 잡아 둔다
가등기는 소유권 등의 설정 · 이전 · 변경 또는 소멸의 청구권을 보전하려는 때에 한다(부동산등기법 제88조). 그 청구권이 아직 조건이 붙어 있거나 장래에 확정될 것이어도 가등기를 할 수 있다.
핵심은 순위다. 가등기에 의한 본등기를 하면 그 본등기의 순위는 가등기의 순위를 따른다(같은 법 제91조). 3월에 가등기를 해 두고 9월에 본등기를 하면, 그 소유권이전등기는 3월의 순위를 가진다. 그사이 5월에 들어온 근저당권보다 앞서게 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등기관은 가등기에 의한 본등기를 했을 때 가등기 이후에 된 등기로서 가등기로 보전되는 권리를 침해하는 등기를 직권으로 말소해야 한다(같은 법 제92조 제1항). 말소한 뒤에는 그 사실을 지체 없이 말소된 권리의 등기명의인에게 통지한다(같은 조 제2항).
즉 가등기가 있는 부동산을 산 사람은, 가등기권자가 본등기를 하는 순간 소유권을 잃을 수 있다. 매매대금을 다 치르고 이전등기까지 마쳤더라도 그렇다. 등기부에 가등기가 보이면 그 자리에서 멈춰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압류는 무엇을 하나 — 돈을 받기 위해 재산을 묶어 둔다
가압류는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하여 동산 또는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한다(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 채권에 조건이 붙어 있거나 기한이 아직 오지 않았더라도 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쉽게 말하면 「돈을 받아야 하는데 재판이 끝나기 전에 재산을 팔아 치울까 봐」 미리 묶어 두는 것이다. 소송에서 이기고 나서 집행하려 했더니 재산이 이미 남의 명의로 넘어가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다.
가압류가 붙은 부동산도 팔 수는 있다. 다만 산 사람은 그 가압류를 떠안은 채로 소유권을 취득한다. 나중에 채권자가 본안 소송에서 이겨 강제집행에 들어가면 그 부동산은 경매로 넘어간다. 통장 가압류의 구조와 대응은 통장 가압류 편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가처분은 무엇을 하나 — 다투는 동안 현상을 지킨다
가처분은 두 종류다. 하나는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으로, 현상이 바뀌면 당사자가 권리를 실행하지 못하거나 실행하기가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때 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 다른 하나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으로,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대해 계속하는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해 한다(같은 조 제2항).
부동산 등기부에서 보이는 것은 대개 앞의 것, 그중에서도 처분금지가처분이다. 「이 부동산은 내 것이라고 소송 중이니 그동안 팔지 말라」는 취지로 걸어 두는 것이다.
가압류와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 가압류는 돈을 받으려는 것이고, 가처분은 물건이나 그에 관한 청구권을 지키려는 것이다. 다만 처분금지가처분이 지키려는 권리가 언제나 소유권 자체인 것은 아니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나 말소등기청구권을 보전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무엇을 보전하려는 것인지는 결정문으로 확인해야 한다. 가압류와 가처분 중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도 청구 내용과 순위, 진행 단계를 보고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셋은 어떻게 구별하나 — 한 표로 정리한다
| 구분 | 가등기 | 가압류 | 가처분 |
|---|---|---|---|
| 목적 | 본등기의 순위 보전 | 금전채권의 집행 보전 | 다투는 물건의 현상 보전 |
| 누가 넣나 | 당사자 신청 | 법원 결정 후 촉탁 | 법원 결정 후 촉탁 |
| 근거 | 부동산등기법 제88조 | 민사집행법 제276조 | 민사집행법 제300조 |
| 등기부 위치 | 갑구(소유권 관련 시) | 갑구 | 갑구 |
| 매수인에게 미치는 영향 | 본등기 시 소유권 상실 가능 | 경매로 넘어갈 수 있음 | 소송 결과에 따라 소유권 다툼 |
| 해소 방법 | 가등기권자 협조 또는 말소 판결 | 채무 변제 · 해방공탁 · 취소신청 | 본안 소송 결과 · 취소신청 |
소유권에 관한 가등기와 부동산 자체에 대한 가압류 · 처분금지가처분은 갑구에서 본다. 다만 근저당권이나 전세권처럼 소유권 외의 권리에 관한 가등기는 을구에 기록되므로, 두 칸을 모두 훑어야 한다.
등기부에 이런 것이 보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계약 전에 발견했다면 답은 간단하다. 해소되기 전에는 진행하지 않는다. 이미 계약하고 계약금까지 건넸다면, 계약서에 어떤 보장 조항이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매도인과 서면으로 추가 합의를 해 둔다. 말소 시한과 지키지 못했을 때의 조치를 적어 두는 것이다. 계약이 끝난 뒤에 상대방 동의 없이 특약을 새로 넣을 수는 없다.
| 발견한 것 | 확인할 것 | 대응 |
|---|---|---|
| 가등기 | 언제 · 무슨 청구권을 위해 · 담보가등기인지 | 가등기권자의 말소 동의 없이는 진행 금지 |
| 가압류 | 청구금액 · 채권자 · 본안 소송 진행 여부 | 매도인이 변제 후 말소 확인 |
| 가처분 | 피보전권리 · 본안 사건번호 | 소송 결과 확인 전 진행 금지 |
| 경매개시결정 | 사건번호 · 진행 단계 | 법률상 처분은 가능해도 매각으로 권리를 잃을 수 있어, 취하 · 말소 구조가 확정되기 전에는 진행 금지 |
가등기는 특히 두 종류를 구별해야 한다.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순수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있고, 돈을 빌려주면서 담보 목적으로 해 둔 담보가등기가 있다. 등기부의 등기원인만으로는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실제 거래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
오래된 「가」 자 권리를 그냥 두는 것도 위험하다. 이십 년 전 가등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등기부를 실무에서 종종 본다. 당사자가 사망했거나 연락이 끊겨 정리에 시간이 걸리므로, 처분 계획이 생기기 전에 미리 손을 대는 편이 낫다.
이런 위험이 실제로 어떻게 현실화되는지는 이중매매 사건에서 드러난다. 대법원은 제2매수인의 계약이 공서양속에 반해 무효가 되려면 매도인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는 등의 사정이 필요하고, 단지 앞선 매매를 알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23283 판결). 뒤의 매매가 유효한 이상, 원칙적으로 먼저 유효한 등기를 마친 쪽이 앞선다. 잔금과 본등기 사이에 시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거래라면, 가등기로 순위를 잡아 두는 것이 방법이 된다.
정리 — 「가」 자를 만나면 이렇게 읽는다
가등기 · 가압류 · 가처분은 모두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표시다. 그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멈추라는 신호이고, 팔려는 사람에게는 먼저 정리하라는 신호다.
- 갑구를 위에서 아래로 훑는다 — 소유자 아래에 붙은 등기를 모두 본다.
- 「가」 자가 보이면 접수일과 등기원인을 적는다 — 언제, 왜 들어왔는지가 출발점이다.
- 가등기라면 본등기 가능성을 확인한다 — 본등기가 되면 등기관이 그 이후 등기를 직권으로 말소한다.
- 가압류 · 가처분이라면 사건번호를 확인한다 — 본안 소송의 진행 상태를 봐야 한다.
- 말소 없이는 잔금을 치르지 않는다 — 특약으로 남기고 등기부로 확인한다.
등기부에서 「가」 자를 보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그것을 보지 못하고 잔금을 치르는 것이 나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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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가등기가 있는 부동산을 사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가등기권자가 본등기를 하면 그 본등기의 순위는 가등기 시점으로 올라가고(부동산등기법 제91조), 가등기 이후에 된 등기 중 그 권리를 침해하는 등기는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합니다(같은 법 제92조).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압류와 가처분은 무엇이 다른가요?
목적이 다릅니다. 가압류는 금전채권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고(민사집행법 제276조), 가처분은 다투는 대상의 현상을 지키거나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것입니다(같은 법 제300조). 쉽게 말해 가압류는 돈을 받으려는 것이고, 가처분은 물건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가압류가 걸린 집도 팔 수 있나요?
팔 수는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그 가압류를 떠안게 되고, 채권자가 본안에서 이겨 강제집행에 들어가면 경매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잔금으로 채무를 변제하고 가압류를 말소한 뒤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정리합니다.
내 집에 가압류가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지우나요?
채무를 변제하고 채권자의 협조를 받아 말소하거나, 법원이 정한 해방공탁금을 공탁하고 집행취소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본안 소송에서 채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가압류 취소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사안마다 방법이 다르므로 결정문과 청구금액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가등기만 해 두면 소유권이 생기나요?
생기지 않습니다. 소유권이전청구권을 보전하는 가등기라면 본등기를 마쳐야 소유권이 넘어옵니다(민법 제186조). 가등기는 소유권 외의 권리에 관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등기를 하면 그 순위가 가등기 시점으로 올라가므로, 그사이에 들어온 권리보다 앞서게 됩니다.
오래전에 해 둔 가등기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냥 둬도 되나요?
정리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매도할 때 매수인이 문제 삼고, 대출 심사에도 영향을 줍니다. 가등기권자가 사망했거나 연락이 닿지 않으면 정리에 시간이 걸리므로, 처분 계획이 생기기 전에 미리 손대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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