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 계약 전에 체납 세금을 확인하는 법

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먼저 결론

2023년 4월 18일부터 임대인은 계약을 체결할 때 두 가지를 임차인에게 제시해야 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 그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 차임 · 보증금 정보, 그리고 국세 · 지방세 납세증명서입니다.

다만 어겨도 벌칙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의무는 계약서 특약으로 옮겨 적어야 실제로 힘을 갖습니다.

들어가며

등기부가 깨끗해도 보증금을 잃을 수 있습니다. 등기부에 찍히지 않는 빚이 있기 때문입니다.

임대인의 체납 세금이 그것입니다. 세금은 등기 없이도 우선권을 갖기 때문에, 경매가 시작되면 배당표 위쪽에 조용히 올라오고, 그 결과 계약 당시 근저당권이 하나도 없던 집에서 임차인이 한 푼도 못 받는 일이 생깁니다.

이 글은 계약 전에 임대인의 체납을 확인하는 방법 하나만 다룹니다. 임대인이 무엇을 보여 줘야 하는지, 세금과 보증금 중 어느 쪽이 먼저인지, 그리고 임대인이 협조하지 않을 때 계약서에 무엇을 적어 두어야 하는지를, 현행 조문을 순서대로 따라가며 정리했습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기본 구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핵심 정리에 있습니다.

임대인이 보여 줘야 하는 것 — 확정일자 정보와 납세증명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이 제시해야 할 사항을 두 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2023년 4월 18일 신설된 조문입니다.

첫째는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 차임 및 보증금 등 정보입니다. 그 집에 이미 살고 있는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이 얼마이고 확정일자가 언제인지를 알려 주는 것으로, 다가구주택처럼 여러 세대가 한 등기부를 쓰는 건물에서는 내 앞에 얼마가 쌓여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입니다.

둘째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납세증명서와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납세증명서로, 임대인에게 체납이 없다는 사실을 관공서가 확인해 주는 서류입니다.

두 가지 모두 임대인의 동의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계약 체결 전에 확정일자부여기관의 정보제공에 동의하거나(제3조의6 제4항), 미납국세 열람과 미납지방세 열람에 동의하면 서류를 따로 떼지 않아도 됩니다. 실무에서는 서류를 받는 쪽보다 동의를 받아 임차인이 직접 열람하는 쪽이 확실한데, 서류는 발급일 이후에 새로 생긴 체납을 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금과 보증금, 무엇이 먼저인가 — 법정기일과 당해세

국세는 원칙적으로 다른 채권보다 먼저 징수합니다(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그러나 예외가 있고, 임차인에게는 그 예외가 전부입니다.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권으로 담보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앞서면 국세보다 우선합니다(같은 조 제1항 제3호 나목). 법정기일은 세금 종류에 따라 신고일이나 납부고지서 발송일 등으로 정해지는데(같은 조 제2항), 쉽게 말하면 내 확정일자가 임대인의 세금이 확정된 날보다 빠르기만 하면 그 세금보다 내가 먼저라는 뜻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당해세는 이 원칙에서 빠집니다. 그 재산에 부과된 상속세 · 증여세 · 종합부동산세는 확정일자가 아무리 빨라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보다 우선하므로(같은 조 제3항), 등기부만 보고는 알 수 없는 이 돈이 배당표 위쪽을 차지하게 됩니다.

2022년 12월 31일 개정으로 완충 장치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은, 확정일자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당해세의 우선 징수 순서를 대신하여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7항). 다만 대신 변제되는 금액은 원래 그 당해세로 징수할 수 있었던 금액 안에서만이고 임차인보다 앞선 저당권의 변제액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당해세가 아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징수 순서를 임차인에게 양보한 것에 가깝습니다.

구분임차인과의 순위근거
일반 국세 · 지방세법정기일과 확정일자 중 빠른 쪽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당해세(상속 · 증여 · 종부세)원칙적으로 세금 우선같은 조 제3항
당해세 배분액임차인이 대신 변제받을 수 있음같은 조 제7항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금세금보다 우선같은 조 제1항 제4호

핵심은 이겁니다 — 임대인의 체납액이 얼마인가보다 그 세금이 언제 확정됐는가가 내 순위를 정하므로,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금액만이 아니라 그 금액에 붙은 법정기일입니다.

계약 전 확인 순서 — 무엇을 어떤 순서로 보나

확인은 순서를 지켜야 의미가 있습니다. 등기부를 먼저 떼고 세금을 나중에 보면, 세금 정보가 나왔을 때는 이미 계약금이 넘어간 뒤여서, 물러설 자리가 남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계약 전 확인순서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 — 등기사항전부증명서로 근저당권 · 가압류 · 신탁 여부를 확인합니다. 신탁등기가 되어 있으면 소유자가 임대 권한을 갖는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 임대인에게 확정일자 정보제공 동의와 미납국세 · 미납지방세 열람 동의를 요청합니다(제3조의7). 동의서는 계약서에 첨부합니다.

동의를 받은 즉시 — 확정일자부여기관에서 선순위 보증금과 확정일자를, 세무서 · 시군구청에서 미납 세액과 법정기일을 확인합니다. 금액만 적지 말고 날짜를 적으십시오.

합산 — 선순위 근저당 채권최고액 + 선순위 보증금 + 체납 세액을 더한 금액과 시세를 비교합니다. 여기에 내 보증금을 더해도 시세 안에 들어오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잔금 당일 — 등기부를 다시 발급받아 그사이 새로 설정된 권리가 없는지 확인한 뒤 잔금을 지급하고, 같은 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칩니다.

④번의 합산을 건너뛰는 분이 많습니다. 근저당은 채권최고액으로, 선순위 보증금은 확정일자 정보로, 세금은 열람 결과로 각각 확인한 다음 하나의 숫자로 더해 봐야 위험이 보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막히는 지점 — 의무는 있는데 벌칙이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은 임대인에게 제시 의무를 지웠지만 이를 어겼을 때의 과태료나 벌칙 규정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임대인이 「그런 건 안 해 줍니다」라고 버티면 임차인이 밀어붙일 근거가 약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 의무를 계약의 내용으로 끌어들입니다. 법정 의무를 특약으로 옮겨 적어 두면 이를 어긴 것이 곧 계약 위반이 되어 해제 사유와 손해배상의 근거가 생기고, 애초에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임대인이라면 그 태도 자체가 이미 위험 신호입니다.

특약 문안 예시

다음 문장을 계약서 특약사항란에 그대로 옮겨 적으실 수 있습니다.

1. 임대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에 따라 계약 체결 시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 차임 · 보증금 정보와 국세 · 지방세 납세증명서를 임차인에게 제시하며, 임차인의 열람 동의 요청에 협조한다.

2. 계약 체결일 현재 임대인에게 국세 · 지방세 체납이 없음을 확인한다. 확인 내용과 다른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임대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한다.

3. 임대인은 잔금 지급일 다음 날까지 목적 부동산에 근저당권 · 전세권 등 새로운 권리를 설정하거나 소유권을 이전하지 아니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4. 임대인은 잔금 지급일에 임차인의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취득에 필요한 사항에 협조한다.

3번 문장이 실제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임차인의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에 생기는 탓에 잔금 당일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하루 차이로 밀리는데, 이 특약이 바로 그 하루를 막아 주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구조는 전입신고 다음 날 0시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정리 — 계약 전 30분이 보증금을 지킨다

임대인의 체납 세금은 등기부에 나오지 않지만 배당표에는 나옵니다. 그리고 배당표를 볼 때는 이미 늦습니다.

법은 2023년부터 임차인에게 볼 권리를 주었고, 그 대상은 확정일자 정보와 납세증명서 두 가지인데, 권리를 쓰는 데 드는 시간은 계약 자리에서 30분 남짓이면서도 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위험만 그대로 남습니다. 보증금 반환이 막혔을 때의 대응은 전세 사기 대처법임차권등기명령 글에서 이어집니다.

임대인에게 물어야 할 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미납 국세 열람에 동의해 주시겠습니까.」 거절한다면, 그 자체가 답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임대인이 납세증명서를 안 보여 주면 어떻게 하나요?

법에 벌칙이 없어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열람 동의를 요청하고, 그 협조 의무를 계약서 특약으로 적어 두십시오. 특약을 어기면 계약 위반이 되어 해제와 손해배상의 근거가 생깁니다. 거부 자체를 위험 신호로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확정일자만 빨리 받으면 임대인의 세금보다 앞서나요?

일반 국세라면 그렇습니다.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보증금반환채권은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앞서면 국세보다 우선합니다(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나목). 다만 그 재산에 부과된 상속세 · 증여세 · 종합부동산세는 예외여서 확정일자가 빨라도 우선하지 못합니다(같은 조 제3항).

당해세가 있으면 보증금을 아예 못 받나요?

전부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확정일자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당해세라면, 그 당해세로 징수할 수 있었던 금액 범위에서 임차인이 대신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7항). 다만 임차인보다 앞선 저당권의 변제액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선순위 담보가 많으면 여전히 부족할 수 있습니다.

다가구주택인데 앞 세대 보증금을 알 수 있나요?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확정일자부여기관에 정보제공을 요청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제3조의6 제4항). 다가구주택은 등기부가 하나여서 선순위 보증금이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이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내 앞에 얼마가 쌓였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계약할 때 확인했으면 그 뒤 생긴 체납은 괜찮나요?

안심할 수 없습니다. 납세증명서는 발급일 기준이어서 그 이후 확정되는 세금은 담기지 않습니다. 다만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뒤에 법정기일이 도래한 일반 국세라면 임차인이 우선합니다. 그래서 잔금 당일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 전 위험 점검이 필요하신가요?

선순위 근저당 · 선순위 보증금 · 체납 세액을 하나로 합산해 봐야 보증금이 안전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법무사김재성 · 천안 · 대한법무사협회 등록번호 제6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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