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는 U주식회사에서 땅 한 필지를 사고 대금을 모두 치렀지만 이전등기를 미뤘다. 그사이 U가 T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되어 없어졌다. 등기부 소유자는 아직 U다. V는 누구와 이전등기를 해야 하고, 땅이 T 앞으로 먼저 넘어가야 할까. 이 장면은 설명을 위해 꾸몄다.
상대방은 T다. 상법 제235조는 합병 후 존속한 회사가 합병으로 소멸된 회사의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정하고, 제530조 제2항은 이를 주식회사 합병에 준용한다. 상법 제234조에 따라 합병은 존속회사가 본점소재지에서 등기를 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므로, 승계는 합병등기 때 일어난다.
T 명의를 거칠 필요는 없다. 법인합병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등기예규 제422호)는 소멸회사가 합병 전에 매도한 부동산을 존속회사 명의 이전등기를 거치지 않고 소멸회사 명의에서 직접 매수인 명의로 옮길 수 있다고 하고, 이 신청은 존속회사와 매수인이 공동으로 한다고 정한다. U 명의에서 V 명의로 바로 가되, 매도인 쪽 협력은 T가 한다. 같은 예규는 등기원인을 증명하는 서면이 반드시 확정일자 있는 서면일 필요도 없다고 덧붙인다.
T가 U의 부동산을 자기 것으로 가져오는 경우와는 다르다.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3항은 법인의 합병에 따른 등기를 등기권리자가 단독으로 신청하게 하므로 T가 계속 보유할 부동산은 T 혼자 이전등기를 한다. V의 필지는 합병 전에 이미 팔린 것이라 그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매도 회사가 형태만 바꾸고 그대로 남은 경우는 또 다르다. 회사의 조직변경으로 인한 등기명의인의 표시변경등기(등기예규 제612호)는 유한회사를 주식회사로 조직변경해도 권리주체의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소유권이전이 아니라 등기명의인표시 변경등기를 하라고 한다. 이때 V의 상대방은 처음 계약한 그 회사다.
V는 법인등기부로 U가 합병으로 소멸했는지(조직변경은 아닌지)와 합병등기 시점을 확인하고, 매매계약서와 대금 지급 자료를 갖춰 T에 공동신청 협력을 요청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