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권신탁의 저당권이 여러 채권을 담보한다면 모든 채권을 한 가지 조건으로 뭉뚱그려 신청할 수 있는지 살필 일이다. 부동산등기법 제87조의2 제1항은 채권별 등기사항이 다를 때 각각 구분해 기록하도록 정한다. 저당권자가 수탁자 한 사람이라는 사정만으로 여러 채권의 이자나 변제기 등도 모두 같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위탁자가 자신의 부동산에 채권자가 아닌 수탁자를 저당권자로 하여 저당권을 설정하고, 채권자들을 수익자로 지정한 신탁을 가정해 보자. 신탁재산은 부동산 소유권 자체가 아니라 이 저당권이다. 그 저당권이 담보할 채권이 여러 개이고 약정한 조건이 서로 다르다면, 신청 단계부터 어느 조건이 어느 채권에 붙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부동산 소유권 신탁과 담보권신탁을 구별해서 읽을 이유다.
채권자가 아닌 수탁자를 저당권자로 삼고 채권자를 수익자로 지정한 담보권신탁에서, 담보하는 채권이 여럿이고 각 채권의 법정 등기사항이 다르면 채권별로 구분해 신청정보를 제공하고 등기해야 한다. 부동산등기규칙 제144조의2도 이러한 경우 부동산등기법 제75조의 등기사항을 채권별로 나눠 신청정보로 제공하도록 정한다. 모든 채권의 등기사항이 같은 경우까지 이 특례의 조건을 생략한 채 설명해서는 안 된다. 채권이 여럿이라는 사실과 그 등기사항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함께 살필 일이다.
준비할 때에는 저당권설정 계약과 신탁에서 정한 담보채권 자료를 나란히 놓고, 각 채권의 금액과 채무자 및 약정한 이자 · 변제기 등을 대조해 보자. 어떤 항목을 기록할지는 해당 채권에 약정이 있는지와 법정 등기사항을 기준으로 살펴야 하며, 서로 다른 채권의 조건을 합쳐 하나의 조건처럼 적지 않도록 구분할 일이다. 신청정보가 정리됐다면 완료된 저당권 등기에서도 그 구분이 맞게 반영됐는지 확인할 일이다. 이 글은 채권별로 다른 등기사항을 구분하는 방식에 관한 것으로, 각 채권자의 구체적인 배당 순서나 신탁계약의 유효성까지 판단하는 내용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