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등기명의인이 말소에 승낙한다면 부동산 소유자 등 가등기의무자가 단독으로 말소를 신청하는 길이 있다. 부동산등기법 제93조 제2항이 정한 방식이다. 가등기명의인 자신이 단독으로 지우는 경우와 신청 주체가 다르므로, 누구 이름으로 신청할지와 그에 맞는 증빙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
매매예약을 마무리해 가등기를 지우기로 했고, 현재 가등기명의인이 소유자의 단독 말소신청에 승낙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소유자만 신청한다는 이유로 가등기권리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말소하는 것은 아니다. 가등기명의인의 승낙을 받은 것을 전제로 한 단독신청이므로, 신청 대상 가등기와 승낙한 사람이 등기기록에 나타난 내용과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등기의무자나 그 가등기에 관해 등기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가등기명의인의 승낙을 받아 단독으로 가등기 말소를 신청할 수 있으며, 승낙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을 증명하는 정보를 첨부해야 한다. 부동산등기규칙 제150조는 이러한 단독신청의 첨부정보를 명시한다. 당사자가 전화로 정리하기로 했다는 설명만으로 필요한 증빙 제공까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느 가등기에 대한 말소 승낙인지, 법원의 재판에 의한다면 그 재판이 해당 가등기명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인지를 따져볼 일이다.
등기부에서 가등기가 들어온 접수번호와 순위번호, 가등기명의인과 현재 소유자를 대조하고, 신청인이 가등기의무자인지 해당 가등기에 관한 등기상 이해관계인인지 구분해 보자. 가등기가 오래됐다는 사정이나 본등기를 아직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소유자가 임의로 지울 수 있다고 이해해서도 안 된다. 이 글은 가등기명의인의 승낙 등을 갖춘 단독신청 방식에 관한 것으로, 예약이 실제로 해제됐는지 등 말소 원인 자체의 다툼까지 해결하는 내용은 아니다. 말소를 마친 뒤에는 해당 순위의 가등기가 맞게 지워졌는지 다시 확인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