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높은 땅에서 자기의 낮은 땅으로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온다고 해서 모두 막아 버려도 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221조 제1항은 토지 소유자가 이웃 토지에서 자연히 흘러오는 물을 막지 못하도록 한다. 먼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인지와 토지의 높낮이 · 기존 물길을 확인해야 한다. 모든 배수 분쟁을 자연유수라는 한 이름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
가상의 사례로 비가 오면 원래 지형을 따라 높은 밭에서 낮은 밭으로 물이 흘렀다고 하자. 낮은 땅 주인은 자기 땅에 물이 들어온다는 이유만으로 조문의 기준을 생략하고 물길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누군가 별도 배수시설로 물을 모아 내보낸 상황까지 자연히 흘러오는 물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지형 자료와 이전 상태 사진, 배수시설의 설치 및 변경 기록은 물이 어떤 경로로 왜 흐르는지 구분하는 데 쓰인다.
제2항은 높은 땅 소유자의 행동도 제한한다. 낮은 땅에서 필요로 하는 자연히 흘러내리는 물을 높은 땅 주인이 자기의 정당한 사용 범위를 넘어서 막을 수는 없다. 낮은 땅은 언제나 물을 받아야 하고 높은 땅은 언제나 자유롭게 막을 수 있다는 일방적인 규칙이 아니다. 실제 물의 이용과 흐름, 높은 땅의 사용 내용을 함께 보아야 한다. 필요한 물이라는 주장과 실제 이용 자료를 연결하고 정당한 사용 범위를 넘었다는 근거도 확인한다.
흐르던 물이 낮은 땅에서 막혔다면 민법 제222조에 따라 높은 땅 소유자는 자기 비용으로 소통에 필요한 공사를 할 수 있다. 물이 막혔다는 사실과 어떤 공사가 소통에 필요한지를 현장 상태와 공사 계획으로 특정해야 한다. 이 규정만으로 상대방에게 공사비 전부를 당연히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자연유수인지, 누가 어떤 흐름을 막았는지와 필요한 공사가 무엇인지를 나누어 정리하면 검토할 권리와 의무가 드러난다. 물이 들어오니 막겠다는 결론부터 내기보다 기존 지형과 물길, 이용 및 변경 경과를 먼저 맞추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