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상황이다. A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B에게 넘기기로 했지만 집에는 계속 살고 있다. 임대인은 계약상 임차인도 이제 B로 바뀐 것인지 묻는다. 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하는 일과 임차인 지위를 넘기는 일은 같은 내용이 아니다.
민법 제449조는 채권 양도에 관한 원칙과 예외를 정하고, 제450조는 지명채권 양도를 채무자나 제삼자에게 주장하기 위한 요건을 정한다. 보증금을 반환받을 채권의 양도라면 어떤 채권을 어느 범위로 넘겼는지 먼저 특정해야 한다. 전액인지 일부인지, 반환 사유와 시점에 관해 어떤 약정을 했는지도 확인할 내용이다.
반면 민법 제629조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이 규정은 주거를 사용할 계약상 지위를 이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게 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보증금을 받을 채권을 넘겼다는 문서만으로 누가 임대차계약의 당사자인지까지 저절로 바뀌었다고 처리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문서에 보증금반환채권만 적혀 있다면 A가 거주를 계속하는 사실과 B가 받을 돈의 범위를 나누어 확인한다. 임차인 변경 합의까지 했다면 임대인 동의의 내용과 변경 후 부담할 의무를 살펴야 한다. 문서 제목이 양도계약서라는 이유만으로 두 경우를 묶지 않는다. 실제로 어떤 권리와 의무를 이전하기로 했는지가 중요하다.
민법 제450조의 통지나 승낙 등 대항요건도 별도 점검한다. 다만 누가 어떤 명의로 한 통지가 유효한지와 양도금지 약정의 효력은 구체 문서 및 관련 법리를 더 대조해야 한다. A는 임대차계약서와 양도계약서, 임대인에게 전달한 내용, 임차인 변경에 관한 합의가 있다면 그 자료까지 모아야 한다. 이 글은 채권 양도와 임차권 양도를 구별하는 범위에 한정하며, 양도만 하면 반환채권의 금액이 확정되거나 임대인이 갖는 항변이 모두 없어지는 것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